국민의힘 “우주항공청 늦으면 민주당 책임”…민주당 “용산에 보여주려 쇼하나”
민주, 안건조정위 신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회의’를 열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국민의힘 소속인 장제원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회의 일정을 정했다며 회의에 불참하는 한편, 여당의 숙원 사업인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직권으로 회의를 개의한 건 과방위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한 위원장으로서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엊그제까지도 여야 간사 간 의사일정 합의를 노력했지만 민주당의 마지막 제안은 다음달 17일 (우주항공청) 공청회, 25일 1·2소위 개의였다. 도대체 왜 한 달 뒤에 공청회를 해야 하고 소위를 열어야 하나. 이 긴박한 시기에 휴가를 가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우주항공청 설립이 늦어져 우주항공 분야 무한경쟁 시대에 대한민국이 뒤처진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며 “과학기술 입법이 주 업무인 국회 과방위에서 실기(시기를 놓치다)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민주당 위원들의 빠른 복귀를 촉구했다. 지난 5월 위원장 선출 이후 상임위가 두 달가량 열리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과방위는 우주항공청 특별법과 수신료 납부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지난 5월 말부터 정상적인 회의를 못하고 있다. 앞서 장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8월 중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켜 준다면 위원장 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회의에 참석해 장 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에는 여야 합의가 안 된 전체회의라는 이유로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 위원장이 (여당 소속으로) 바뀌었다고 출석한 것은 이중적 태도다. 장 위원장이 장관에게 사과를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상반기에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아 논의할 법안이 많다. 내일이라도 민생법안 정도는 상정해 달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전임 위원장 때 있었던 일 가지고 현 위원장이 장관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오는 31일 밀린 50개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토론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선 자료 제공 부실 등을 지적했다. 여당 위원들은 “무소속으로 와서 방해하려고 하느냐” “싸움 일으키지 말아라”며 항의했다. 박 의원은 발언 이후 회의장을 나갔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한 채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이견이 커 조정이 필요한 안건을 집중 심사하도록 설치하는 국회법상 기구다. 통상 여야 동수(민주당 3명, 국민의힘 3명)로 구성되는데 무소속 의원이 있을 경우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이 된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 등 야당 과방위원들은 과방위 회의와 같은 시각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 등은 “애초 상임위 정상화나 우주개발전담기구에는 단 1도 관심 없으면서 오로지 용산을 향한 충성 경쟁과 보여주기식 쇼를 하고 있다” “장 위원장에게 맡겨두었다간 우주개발전담기구 설립 논의가 끝없이 표류할 것”이라며 장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안건조정위 구성 신청에 대해선 “법안들을 충실히 논의하고 결론을 내기 위함”이라며 “장 위원장이 이조차 가로막으면 우주개발전담기구 설립의 발목을 잡는 행위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즉시 안건조정위 구성에 착수하겠다”며 “민주당이 시간을 끌어 국정 발목잡기를 하려는 건지 과방위 주도권 확보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요구하는 건지 우주항공청 법안을 심도 있게 심사하려는 건지는 머잖아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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