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박정민의 혓바닥 연기, 뒤통수 얻어맞는 기분" [인터뷰M]

김경희 2023. 7. 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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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액션으로, 거기에 더해 처음 보는 해양범죄 활극으로 중무장한 '밀수'로 2023년 여름 극장가에 돌아온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 26일 개봉한 '밀수'는 최고의 예매율을 자랑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올여름 한국 영화의 러시에 첫 스타트를 끊은 류승완 감독은 "제가 총대 메려고 한건 아니고 이미 올 초부터 계획했던 것. 2년 전 '모가디슈'를 개봉했을 당시는 진짜 우울했다. 오후 7시 이후의 티켓 판매가 안되고 좌석 간 띄어 앉기를 해야 했기에 지금의 1/3 수준으로 관객이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영화를 봐 주시고 호응해 주셔서 감사했는데 만약 '모가디슈'가 유머가 많고 객석의 반응이 중요한 영화였다면 그때 개봉을 못 했을 수 있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바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여름에 봐야 할 것 같았다. 2년 전 너무 혹독한 시기에 개봉해 보고 나니까 '이거보다 더 최악이겠어?'라는 생각이다."라며 개봉 시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밀수를 소재로 한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게 된 걸까? 그는 "소재의 개발은 '외유내강'의 조성민 부사장이 영화 '시동'의 촬영 때문에 군산에 갔다가 거기 박물관에서 70년대 해녀들이 밀수에 가담했던 일이 있었다는 짧은 글을 봤다고 하더라. 거기서 출발한 이야기다."라고 밝히며 "공교롭게 제가 그때 단편집에서 부산을 배경으로 한 밀수 이야기를 보고 흥미를 가지고 있을 때라 맞물리게 된 것. 처음부터 제가 연출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각본이 나온 뒤에 보니까 그간 못 봤던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 연출을 하게 되었다."라며 연출까지 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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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모가디슈'에 이어 이번에도 조인성을 캐스팅해 작품 속 가장 멋진 남자로 만들어 낸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에서 너무 망가뜨린 게 미안하기도 했고 제가 조인성을 좋아하나 보다."라며 그가 멋지게 나온 이유를 밝혔다. 그러며 "'모가디슈'를 하면서 조인성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번에도 역할이 크지 않은데 기꺼이 해준 게 고마워서 한 프레임이라도 이 사람이 나온 걸 밀도 있게 빼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크루들이 다 '모가디슈'를 했던 사람들이라 촬영팀, 조명팀이 너무 조인성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찍을 때마다 어떤 각도로 찍어도 멋있었다."라며 스태프들까지 조인성에 대한 애정이 있어 새삼스럽게 조인성의 비주얼이 돋보였던 이유를 밝혔다.

조인성이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진다고 칭찬한 류승완 감독은 영화 중반 이후에 나오는 지상에서의 강렬한 액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물들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표"였다고 강조하며 "조인성이 펼치는 호텔방에서의 액션은 그야말로 장르의 세계였다. 멋있고 폼 나고 품위 있고, 액션 영화를 보며 기대하고 원하는 것에 가깝게 액션을 디자인했다."라며 캐릭터 맞춤 액션을 보여주려 했음을 이야기했다.

"인물을 중심으로, 인물을 잘 묘사될 수 있게. 그들의 액션을 통해 캐릭터를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이 디자인의 시작이었다."라며 "지역 이름도 가상의 도시다. 그 자체가 이미 이 세계는 장르의 세계라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좀 더 익스 트림한 수위의 끝까지 가서 멋있고 폼 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조인성의 액션신을 만들었다."라며 '권상사'의 액션신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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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중반 이후 큰 액션은 바로 박정민이 연기한 '장도리'가 맹룡해운 사무실 안에서 펼친 막싸움에 가까운 액션이었다. 류 감독은 "'장도리'라는 캐릭터의 이름과 그 액션신은 영화 '올드보이'에 대한 저만의 농담을 담아 만든 것"이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며 "오히려 장도리의 액션이 촬영하기 위험했다. 굉장히 긴 한 컷으로 만들어진 액션인데 많은 요소가 작용하고 체력적인 소모가 컸다. 사소한 실수가 있어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캐릭터가 다른 만큼 개성이 다른 두 개의 액션을 대조적으로 펼치려고 노력했다."라며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입을 모아 이야기할 만한 장면들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장도리'를 연기한 박정민은 극한의 액션 중 혀를 날름거리며 상대를 조롱하는 제스처를 해 관객까지도 초토화 시켰다. 며칠 전 있었던 인터뷰에서 박정민은 해당 제스처를 류승완 감독이 시킨 것이라고 했었지만 류 감독은 "절대 아니다. 박정민이 겸손해서 그렇게 말한 거지 실제로는 자기가 창조한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모니터로 봤을 때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였다. 현장에서 모두가 완전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고 조인성도 "이렇게까지 한단 말이야?"라며 놀라워했던 장면이다."라고 정정했다.

류승완 감독은 "가이드로 제가 '장도리'의 모델이 되는 어떤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적은 있다. 상스럽게 말할 때 입가에 고인 하얀 침을 혀로 날름 핥거나 걸음걸이가 특징이 있는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니 박정민이 좋아하더라.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박정민이 자기화해서 재미있는 인물로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하며 "정말 배우들이 너무 잘해줘서 따로 디렉팅 할 게 없었다"라며 훌륭한 배우들과의 작업에 감사했다.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밀수'는 7월 26일 개봉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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