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양평고속道' 중단 사과 요구에 "이해찬·이재명부터 사과해"

2023. 7. 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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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책임 행정 문제를 장관이 정쟁화"…元 "민주당 거짓 선동 중단되면 정상 추진"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민주당은 '백지화 선언'으로 인한 국민 혼란, 자료 제출 미비 등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원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원 장관은 백지화 선언은 민주당의 거짓 선동 때문이라며 "민주당 전현직 대표(이재명·이해찬)부터 사과하라"며 맞받아쳤다.

국회는 26일 오전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원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지 20일 만의 첫 현안질의였다.

양측은 본 질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국토부가 자료 제출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며, 원 장관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야당 국토위 간사인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국토부가 그동안 국회의 자료 요청에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자료들이 지난 일요일(23일) 대거 공개됐다"며 "공개된 자료도 핵심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부분 공개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목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 자료 공개를 국회와 국민을 무시해온 원희룡 장관의 사과부터 받고 현안질의를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타당성 조사를 용역사가 국토부에 제출하는 '월간 진도보고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원 장관은 그러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진도보고서를 용역사에서 국토부에다가 작성해서 보고한 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못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진도보고서를 받았다고 했고, 이에 심 의원은 "이런 식으로 장관이 국정을 운영하니까 의혹만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라며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원 장관은 심 의원이 요구한 자료 문제에 한해선 "빠진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면서도, 태도 지적에 대해선 여전히 "사과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거짓과 선동으로 몰고 왔던 민주당 전·현직 대표부터 해야 된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원 장관은 "이 모든 사태가 지금까지 온 것은 6월 15일인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특혜 의혹을 들고 나와서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서 TF까지 만들어가면서 사실상 지시를 해서 왔기 때문에 그렇다"면서 논란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평 군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 질의 과정에서도 "이성과 상식으로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을 넘어섰고 여기에는 정치적인 목적. 왜냐하면 거짓 선동으로 그동안 여러 번 재미를 봤지 않느냐"면서 "이번에도 이해찬, 이재명의 지시에 의해서 이게 작동되는구나. 그렇게 봤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원 장관이 사과를 재차 거부하자, 국토위 위원장인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지금 자료 제출 요구에 국토부가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가 주"라면서 "그것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 건데 그마저도 하기 싫다면 그러면 사과를 그만두시라"고 질타했다.

본질의에 나선 심 의원은 "야당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해서 그냥 사업을 엎어버렸다. 국민이 무슨 죄인가. 이건 '대국민 갑질'"라며 원 장관을 몰아세웠다. 이어 "양평 고속도로 강상면 종점부 변경은 최소 이해충돌에서 최대 권력형 비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국민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 야당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을 제기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장관이 이야기하면 고속도로고, 야당이 이야기하면 불법 괴담이냐. 그런 오만함이 어디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책임 행정으로 풀어야 될 이 고속도로 문제를 완전히 정쟁으로 돌려버린 것"이라며 "정치적 퍼포먼스가 너무 센 반면 행정 책임자로서의 성실성이 부족하다"며 거듭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심 의원은 "강상면 대안이 최종 노선이라고 말씀하신 근거가 도대체 뭐냐. 용역 회사가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 분석도 안 하고 정치 지침도 어기고 '뇌피셜'로 제안했는데 국토부가 그냥 막무가내로 따라갔다 그런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오늘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국민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면, 오히려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 투기 특혜 의혹을 기정사실화시킨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장관은 "업무 지침과 실무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면서 "심 의원까지 괴담에 가담하는 것이냐"고 했다.

한편 원 장관은 자신이 백지화를 선언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추진 가능성도 내비쳤다.

원 장관은 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거짓 선동이 중단되면 언제든지 정상 추진한다. 나도 양평 고속도로는 건설하고 싶다. 백지화 선언할 때부터도 정말 괴로움을 안고 말씀드렸던 얘기"라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서 정상 추진 여부는 바로 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김민기 위원장이 "그럼 백지화가 아니고 잠깐 중단되었던 거라고 저는 이해하겠다"라고 확인을 시도하자, 원 장관은 "실질은 중단"이라며 "아직 예산 투입이라든지 공사라든지 이런 게 전혀 진행된 게 없다. 중단이 되면 이게 무기한 끌다 보면 무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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