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문가 3인 "백신 6∼7개월후 효과 떨어져… 가을변이 조심해야"

강민성 2023. 7. 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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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 경고등
4개월전보다 4배이상 많은 수준
쌀쌀해지는 9~10월 전염력 강해
"정부 손놔… 개인위생 더 철저히
중환자 관리 못하면 다시 대유행"
왼쪽부터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부 코로나19 방역지침이 대폭 완화된 6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수험생이 마스크를 손에 든 채 등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숨겨진 확진자가 드러난 이들의 2~3배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수칙에 소홀한 것은 물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면서 유행세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3월 셋째 주에 확진자 수가 9000명대 수준으로 최저였다가 지금 4배 이상 늘어났는데, 이 수치 역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사람이 적은 만큼 저평가된 게 확실하다고 밝힌다. 이들은 9~10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바이러스 전염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청 자료를 보면 현재 신규 감염자의 42%가 재감염자"라면서 "지난해 백신을 맞고 오미크론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그 항체가 6~7개월 지나면 떨어지니 면역감소가 일어나게 된다. 칼자루를 변이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위생 수칙도 잘 지켜지지 않다 보니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도 안하고 손 씻기도 잘 안 하고 있다"며 "코로나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위생 수칙을 정부가 강조를 하고 개인도 잘 지켰는데, 지금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일평균 확진자가 3만8809명으로 집계됐는데, 실제로 감염된 사람은 이보다 2~3배는 더 많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감염됐어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면 상관이 없지만, 위증증이 150명으로 올라서고 일평균 사망자도 8명으로 늘어난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사실상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유행이 시작될 때 가장 안 좋은 징조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의 코로나 환자 수 증가라고 밝혔다. 또 요양병원에서 계속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 면회 제한이 없어지고 검사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봤다. 병의원에서 6월부터 마스크를 해제한 것도 잘못 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동네 병의원에는 고령층이나 어린이, 임산부 등 고위험군들이 많은 데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파라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 환자가 빼곡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금 아이들이 방학을 했지만 9~10월이 되면 다시 학교를 가고 산밀 환경이 조성되면 전염력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는 매년 가을과 겨울에 크게 유행해서 곤혹을 치렀다"며 "3년 반 동안의 코로나 유행을 계기로 '코로나19 징비록'을 만들어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또 다른 전염병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야 하는데, 병원도 파업 중인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에 대비한 백신 확보가 우선이고, 마스크를 쓰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는 "감염이나 백신접종으로 인해 생겨난 면역 반응이 얼마나 유지되는지에 따라 유행주기가 계속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작년에 2가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상당한 기간이 지났다"면서 "감염자들의 중증도가 예전처럼 많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험군의 환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중증도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예전처럼 모두 다 격리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바이러스가 갖는 의학적인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적어도 증상이 있는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 가지 않거나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자, 면역저하자의 백신 접종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환자나 사망자를 줄이지 못하면 다시 상황은 나빠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접종 대상인 이들의 접종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셋째 주(7월 16~2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25만3825명으로, 전주 대비 35.8% 증가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3만6261명으로, 일 확진자는 지난 19일 6개월여 만에 최다 수준인 4만7029명까지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전주 대비 확진자가 증가했는데, 특히 60세 이상 확진자 규모와 비중의 증가가 뚜렷하다. 지난주 60세 이상 확진자는 6만70845명으로, 전주 대비 44% 급증했다. 방대본은 고위험군의 경우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반드시 마스크 착용하고, 호흡기 감염병으로 확진된 경우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당부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한차례 더 완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확진자 감시체계가 전수감시에서 양성자 중심의 표본감시로 전환된다. 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는 전면 해제된다. 이와 함께 검사비와 치료비 지원도 일부를 제외하고 없어져 코로나19가 독감처럼 관리된다.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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