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무역 막힌 EU “우크라에 육로 연대회랑 수출 지원”

노지원 2023. 7. 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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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대부분을 회원국 철로 및 도로를 거쳐 수출하는 이른바 '연대 회랑'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비용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대 회랑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폴란드나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유럽연합 회원국의 철도 및 도로를 거쳐 발트해 항구를 통해 수출하는 우회로다.

하지만, 연대 회랑을 통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은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에 민감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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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야누시 보이치에호프스키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이 25일(현지시각)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국 농업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대부분을 회원국 철로 및 도로를 거쳐 수출하는 이른바 ‘연대 회랑’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비용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야누시 보이치에호프스키 유럽연합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25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농업장관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물량을 (연대 회랑을 통해)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 한 달에 약 400만t (유채와 해바라기씨) 기름과 곡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400만t 규모가 연대 회랑을 경유했던 전례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연대 회랑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폴란드나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유럽연합 회원국의 철도 및 도로를 거쳐 발트해 항구를 통해 수출하는 우회로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흑해 곡물협정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두고 참여 중단을 선언해, 우크라이나는 더이상 오데사 등흑해 항구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기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같은 곡물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이 어려워지면, 세계 식량 위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흑해 곡물 협정 중단으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이치에호프스키 위원은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현재 상황은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했던) 전쟁 초기와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돼 18일까지 계속됐던 흑해 곡물 협정 가동 기간에 우크라이나가 수출하는 곡물의 약 60%는 연대 회랑을 통해 나머지 40%는 흑해를 통해 수출됐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연대 회랑 운송 비용을 대기 위한 계획을 검토 중이다. 보이치에호프스키 위원은 “러시아는 이 상황(흑해 곡물협정 중단)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곡물을 사는 것이 폴란드, 발트해 항구를 통해 수출되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사는 것보다 더 저렴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유럽연합이 운송 비용을 대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농산물 수출 대국인 러시아만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연대 회랑을 통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은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에 민감한 문제다. 가격이 싼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들어오면서 자국산 농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 농민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유럽연합은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5개 나라에 우크라이나산 밀, 옥수수, 유채, 해바라기씨 등의 4개 품목에 대해 긴급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적용하기로 하고, 제3국 수출을 위한 ‘통과’만 허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9월15일 만료 예정이지만, 5개국은 연장을 요구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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