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학내 스마트폰 금지 촉구···“학습 능력 저하, 정서적 악영향”

정원식 기자 2023. 7. 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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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유네스코가 교실 내 소란 방지, 학습 능력 향상, 사이버 왕따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고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학습 능력 저하를 초래하고 어린이들의 정서적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네스코는 학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촉구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은 교육의 인간 중심적 비전에 충실해야 하며 교사와의 대면 상호작용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학생들이 교실이나 가정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을 과도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방해가 되며 학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네스코는 대규모 국제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의 과도한 사용과 학습 능력 사이에는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유네스코는 학습 결과물이나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디지털 기술의 긍정적 영향은 과장되기 쉽고 새로운 것이 더 좋은 것은 아니라면서 정책 담당자들이 디지털 기술을 함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는 “모든 변화가 진보를 뜻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일을 꼭 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네스코는 특히 대학에서 학습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정책 담당자들은 학생들이 대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사회적 차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개인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요구는 교육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디지털 혁명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사회에서 어떻게 규제돼야 하는지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에서 어떻게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은 학습 경험 향상과 학생 및 교사의 복지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면서 “학습자의 필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교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이어 “온라인 연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유네스코는 기술은 수백만명에게 학습의 기회를 열어줄 수 있지만 디지털 교육 기반시설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전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은 그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네스코가 200개 국가 교육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개국 중 1개국 꼴로 법이나 지침 등의 형태로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금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2018년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고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네덜란드 교육장관은 최근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방침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은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제대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휴대폰이 방해가 된다는 건 과학적 사실이다. 우리는 이에 맞서 학생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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