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포 기명 투표’ 놓고 野의원끼리 실명 거론 싸움

우원식, 이재명 비판한 이원욱에
“동지로서 너무 심하지 않나”
‘정당한 영장’만 불체포 포기
국민 45%가 “부적절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기명 표결’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이후 당내 갈등이 의원 간 실명을 거론한 싸움으로 번졌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 입장이 ‘찬성 표결하는 동료 의원 이름을 밝히라는 선동’이라고 비판한 이원욱 민주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 의원의 발언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칠 사유가 있다면 제도가 바뀔 때까지 체포영장이 안 오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수원지검 항의 방문도 트집을 잡았던데 당을 함께 한 동지로 너무 심하지 않은가”라며 “이런 분열적 태도 때문에 국민이 민주당에 실망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말 답답하다. 모든 걸 이 대표 탓만 하는 그런 소리 이제 그만하라”며 “정말 지겹다. 지금 일치단결해 윤 정권에 맞설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명 투표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올 때 누가 찬성했고 반대했는지 알겠다는 것”이라며 “동료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이름을 밝히라는 선동”이라고 한 바 있다.

최근 당 혁신위원회가 불체포특권 표결을 기명 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혁신안을 내놓은 후 이 대표가 “입법 사안이지만 조기에 기명 투표를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겨냥해 비판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이 최근 의원총회에서 ‘정당한 영장 청구의 경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의견을 모은 데 대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적절하다고 보는 여론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4%가 ‘적절하지 못한 의결’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적절한 의결’이라는 답변은 36.6%로 집계됐으며 18%는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