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마취 목적 의료용 마약류 처방 30일 이내로만

식약처, 최면진정제·마취제 16종 사용기준 마련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본부동 전경. 식약처 제공

앞으로 불면증 치료용 최면진정제는 30일 이내로 처방해야 하고 펜타닐 등 마약류 마취제는 수술실과 응급실 등 제한된 곳에서 허가된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마약류인 최면진정제 9종과 마취제 7종의 사용 환경과 용도 등을 규정한 안전사용기준을 마련, 의료 현장에 배포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최면진정제 졸피뎀과 마취제 프로포폴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을 만들었는데,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우려가 커지자 안전 기준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최면진정제를 불면증 치료에 사용할 때는 1개 품목 처방이 원칙이고, 1회 처방 기간은 30일을 넘기면 안 된다. 특히 트리아졸람(21일), 클로랄하이드레이트(14일)는 진정 목적 시 처방 기간이 더 짧다. 추가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환자의 상태와 증상 등을 재평가해야 한다.

펜타닐, 레미펜타닐, 케타민 등 의료용 마약류 마취제는 기본적으로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검사실, 분만실 등에서 허가된 목적에 따라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투약해야 한다. 환자의 기도 유지를 위한 장치, 산소 공급을 위한 시설, 심혈관계 소생술 장비 등도 갖춰야 한다.

연령 금기도 생겨 최면진정제 플루니트라제팜과 트리아졸람은 소아 처방이 제한되고 펜타닐은 2세 미만에게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안전사용기준은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성격이라 강제 규정은 아니다. 식약처는 내년까지 뇌전증 치료제와 항우울제에 대한 사용기준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의료기관에서는 처방 전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에서 환자의 투약 이력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