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철 끝…곳곳서 '하루 최다 강수량' 갈아치워
충청·전북 엿새 만에 1년치 강수량의 3분의 1 퍼부어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해 장마철은 남부에서 32일, 중부와 제주에서 31일간 이어졌다.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로, 1973년 이후 51년간 장마철 강수량 중 2006년(704.0㎜)과 2020년(701.4㎜)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특히 충청과 전북에 정체전선이 머물면서 많은 비를 뿌리며 역대 일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장마철이 끝났지만 폭우는 계속 내리겠다. 아울러 폭염과 열대야도 나타나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 등 중부 지방의 장마가 26일 종료됐다. 중부 지방에서 지난달 26일 장마가 시작한 뒤 31일 만의 일이다. 남부 지방의 장마도 이날 함께 종료됐다. 남부 장마는 지난달 25일 시작된 것으로 집계돼 32일 만에 종료됐다.
제주의 장마는 전날인 25일 종료됐다. 지난달 25일 남부와 동시에 장마가 시작됐으며 중부와 같은 기간 동안 장맛비가 내렸던 걸로 확인됐다.
올해 장마 기간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했다. 중부는 평년 장마가 6월25일에 시작해 7월26일쯤 끝나고, 남부는 6월23일에 시작해 7월24일에 끝났다. 제주의 경우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약 1주일 늦게 시작했고, 1주일 늦게 끝났다. 이는 정체전선에 포함된 저기압이 한반도 전역에 장맛비를 뿌리며 장마철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과거의 장마철은 정체전선이 제주 인근에 머물다가 내륙으로 북상하면서 장맛비가 확대됐으나 이번엔 양상이 달랐다.
장마철이 종료된 데는 대만 인근을 지나 중국 남동부로 상륙할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이 컸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독수리가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북쪽으로 확장시켰고, 정체전선이 북한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장맛비가 그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마백서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위고도와 상당온위(1000h㎩ 기준고도의 온도)와 바람 세기 등을 종합해서 장마 시작과 종료를 선언한다. 다시 말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가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장마는 6월25일부터 7월12일까지 전반부와 7월13일부터 25일까지의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에는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중규모 저기압이 대기불안정에 의해 강한 비가 자주 내렸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동작구에 시간당 72㎜의 '극한호우'로 긴급재난문자 발송 대상이 된 장맛비도 여기에 속한다.
후반부에는 정체전선이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면서 매우 강한 비를 지속적으로 뿌렸다.
후반부 장맛비는 13~18일 가장 강하게 내렸다. 익산과 군산에서는 하루새 388.0㎜, 372.8㎜(이상 14일)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논산(326.0㎜)과 문경(194.5㎜), 괴산(203.0㎜), 청양(293.5㎜), 청주(275.5㎜) 등 22곳에서 일 강수량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 기간 전북(429.3㎜)과 충남(425.1㎜), 충북(390.5㎜)에 내린 장맛비는 각각 1년 강수량의 32.4%, 33.4%, 31.0%에 해당했다. 엿새 만에 1년치 장맛비의 ⅓이 퍼부은 셈이다.
장마철 중 21.2일간 비가 내렸다.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으로 보면 매일 30.6㎜의 비가 내린 셈인데, 2006년(26.1㎜)과 2020년(24.4㎜)에 비해 많았다. 이번 장맛비가 짧은 기간 더 많이 퍼부은 셈이다.
특히 이번 장마 기간에는 정체전선이 충청권과 전라권에 주로 머물면서 일 강수량 최고 기록을 곳곳에서 경신했다.
기상청은 남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생긴 '대기의 강'을 타고 온난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됐고,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 틈에서 정체전선이 강하게 형성돼 정체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 영향 뿐만 아니라 전지구적인 해수면 온도 상승과 엘니뇨 등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4일(17.23도)과 7일(17.24도) 전 지구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구 기온을 높이는 데는 해양의 수온 상승이 주효하다. 영국기상청(UKMO)에 따르면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는 평년대비 1도, 동태평양의 온도는 평년보다 최고 4도 높은 상태다.
이 같은 대양의 수온 상승은 대기 중 열과 수증기 증가를 불러서 호우 가능성을 증가시켰다.
다만 장마철이 끝났다고 비가 그치고 뜨거운 날씨만 지속되는 건 아니다. 기상청은 '기후학적 장마' 종료 뒤에도 강한 소나기와 열대요란 등이 발달해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해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상청은 주말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전북 등에 비가 오리라고 예보한 상태다. 박 예보분석관은 "아열대 고기압 확장에 따라 대기 하층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강한 비가 내리는 때가 있겠다"고 했다.
주말까지 기온은 지속해서 올라가며 무덥겠다. 벌써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강원 홍천과 경북 경산·경주, 경남 창원·김해, 광주광역시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폭염 경보가 발령 중이다.
기상청은 주말에 '대프리카' 대구의 기온이 최고 35도까지 올라가는 등 폭염이 더 강화되리라고 예보했다. 체감온도는 높은 습도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3도를 웃돌겠다.
밤에는 무더위가 식지 못해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이 넓어지겠다.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걸 말한다.
한편 기상청은 장마 시작과 종료 날짜는 추후 재분석을 통해서 약간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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