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 거르고 뽑았던 NC의 첫 지역 1차 지명 신인, 돌고 돌아 7년 만에 프로 첫 승
프로 첫 승까지 7년이 걸렸다.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NC 김태현(25)이 25일 창원 KIA전에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0-3으로 끌려가던 7회초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7회말 제이슨 마틴의 역전 만루홈런이 터졌다. NC가 5-3으로 이겼고, 김태현이 구원승을 거뒀다.
감격스러운 첫 승이었지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마틴의 역전 만루홈런이 워낙 극적이었다. 김태현 본인도 첫 승인 걸 몰랐다. KIA전 승리 후 그 “홈런 터지고 너무 좋아서 더그아웃에서 정신없이 뛰기만 했다. 다 뛰고 나니까 (조)민석이, (김)한별이가 ‘첫 승 아니냐’고 해서 그때야 알았다”고 웃었다.
김해고 출신인 김태현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역 1차 지명으로 NC에 입단했다. 창단 이후 첫 지역 1차 지명 신인으로 팀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전까지 NC는 신생팀 혜택으로 전국 단위 1차 지명권을 행사했다.
NC는 마산용마고 대형 포수 유망주 나종덕(개명 후 나균안·롯데)과 좌완 김태현 사이에서 고민하다 김태현을 선택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키 190㎝ 장신에 최고구속 148㎞를 던졌다.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파이어볼러가 김태현이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제2구종인 슬라이더도 완성도가 떨어졌다.
프로 데뷔까지 4년 가까이 걸렸다. 경찰청 제대 후 2020년 10월에야 1군 첫 등판을 했다. 이후로도 기회는 많지 않았다. 2021년 5.1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고, 지난해는 통으로 2군에서 뛰었다. 올 시즌 역시 25일 KIA전을 포함해 7이닝 투구가 전부다.
하지만 김태현은 고교 시절 인정받았던 가능성을 조금씩 확인하고 있다. 군 제대 직후 138㎞까지 떨어졌던 평균 구속이 일단 돌아왔다. 신인 시절에 비하면 제구가 안정감을 찾았고, 슬라이더 위력도 좋아졌다. 지난해 겨울 호주 질롱코리아에서 땀 흘린 효과다.
김태현은 “신인 때 제구가 많이 흔들리다 보니 구속까지 잃어버렸던 것 같다”며 “질롱 다녀오고 나서 이제는 제구가 잡힌다는 확신도 들고, 구위도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좌완에 ‘슬라이더 장인’으로 꼽히는 팀 선배 임정호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김태현은 “이제까지 슬라이더를 그냥 강하게만 던지려고 했는데, 정호형이 ‘힘으로만 던지지 말고, 방향대로 쭉쭉 밀어주듯이 던지라’고 이야기를 해줬다”며 “그때부터 슬라이더 제구가 조금씩 되기 시작하더라”고 말했다.
돌고 돌아 첫 승까지 7년이 걸렸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김태현은 “팀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고, 그만큼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했다. ‘어떤 역할이냐’는 말에 그는 “이닝 먹어 줄 투수가 필요할 때 올라가서 버텨주고, 어떻게든 실점하지 않고 이번처럼 경기를 뒤집을 수 있게 만드는 게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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