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규모 호주 장갑차 사업자 곧 결정… 한화, 獨과 경쟁

정재훤 기자 2023. 7. 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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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Redback)'의 호주 수출 여부가 이르면 며칠 내 발표될 전망이다.

현재 호주 질롱시 아발론 공항 내 부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장갑차 생산시설(H-ACE)을 건설하고 있으며, 레드백 수출에 성공할 경우 이 공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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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Redback)’의 호주 수출 여부가 이르면 며칠 내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입찰 당시 해당 사업의 규모는 장갑차 450대(약 16조~24조원)에 달했으나, 호주 정권 교체와 예산안 재편 등을 거치며 현재는 차량 129대, 예산은 약 10조원으로 줄었다.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까지 레드백 구매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호주 현지 매체 파이낸셜리뷰(AFR)는 “호주 정부가 이달 말까지 ‘LAND 400 3단계 사업’의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해당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지난해 1분기로 예정됐으나, 해를 넘기며 사업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올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정확한 발표 시점은 알려진 바가 없으나,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Redback)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호주 국방부의 ‘LAND 400′ 프로젝트는 호주가 보유한 노후 차륜형 및 궤도형 장갑차를 신형 기종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차륜형(Wheeled) 장갑차는 일반 자동차처럼 바퀴가 달린 장갑차로, 포장도로 및 평지에서 병력을 신속하게 수송하는 데 강점이 있다. 궤도형(Tracked) 장갑차는 궤도로 지면을 미는 방식으로 이동하며, 비포장도로 및 야지에서 기동성이 우수하다.

사업은 총 3단계로 나눠 진행됐는데, 1단계는 사업 타당성 등을 연구하는 단계로 지난 2016년 마무리됐다. 2018년 마무리된 2단계 사업은 노후 차륜형 장갑차 ‘LAV-25′ 257대를 교체하는 건으로, 독일 라인메탈사의 ‘복서(Boxer)’ 기종이 최종 채택됐다. 이후 호주 정부는 해당 차량을 총 211대 도입했다.

3단계는 구형 궤도형 장갑차 ‘M113AS4′ 기종 340대를 대신해 신형 궤도형 장갑차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2018년 최초 입찰을 진행했고, 이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한화디펜스)의 레드백과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 장갑차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인 ‘붉은등과부거미’의 이름을 따 지어진 레드백은 처음부터 호주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중량은 42톤(t)이며, 크기는 길이 7.7m·너비 3.64m·높이 3.72m다. 최대 시속은 65㎞, 항속 거리는 520㎞다.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이 장착됐고, 30mm 기관포를 주무장으로 갖췄다.

이에 맞서는 라인메탈사의 링스(Lynx) 장갑차 제원도 레드백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링스는 무게 44t에 최대 시속은 65~70㎞이며, 항속거리도 500㎞ 수준이다. 레드백과 마찬가지로 최대 12명(승무원 3명, 병력 8명)을 태울 수 있으며, 기관포로 무장했다. 호주 AFR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레드백은 군이 선호하는 차량이지만, 라인메탈의 링스 역시 성능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왼쪽)과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오른쪽) 장갑차. /각 사 제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방산업계는 레드백의 승리를 우세하게 점쳤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지난해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호주 측 예상은 9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레드백을 호주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호주 측에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발표 시점을 뒤로 미루면서, 수주를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초기보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1년 호주와 K9 자주포 등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으며 방산 협력을 강화한 바 있다. 현재 호주 질롱시 아발론 공항 내 부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장갑차 생산시설(H-ACE)을 건설하고 있으며, 레드백 수출에 성공할 경우 이 공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호주 경제·안보 협력 증대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한국-호주 자주포 사업은 양국 협력의 성공 모델이며, 현재 건립 중인 질롱 생산공장이 양국 파트너십에 미치는 가치가 크다”며 “현재 진행되는 (보병전투장갑차) 사업도 잘 진행돼 양국 관계 발전이 한층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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