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바그너 반란 당시 결정장애…경고받고도 진압 지시 안해"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용병그룹 무장반란 당시, 거의 하루 동안 지시를 전혀 내리지 않는 등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같은 지휘 공백은 푸틴의 권위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인데요.
김지선 기잡니다.
[기자]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은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기 최소 이삼일 전 푸틴 대통령에게 쿠테타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경호 인력을 늘리고 무기를 추가 지급하는 등 전략시설 몇 곳의 경비만 강화하는 데 그쳤습니다.
유럽의 한 안보 관료는 "푸틴은 반란을 진압하고 주동자를 체포하기로 결정할 시간이 있었다"며 "그러나 반란이 시작되자 (러시아 정부는) 모든 급에서 마비됐고 완전한 당황과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반란 후 36시간 동안 결정권자들이 헤매는 것처럼 보였다"는 미국 CIA의 분석과 일치하는 대목입니다.
상부 지시가 없자 현장에서는 바그너 병력을 저지하지 않았고, 용병들은 파죽지세로 남부지역을 접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만큼 당국자 중 프리고진의 불만에 동조하는 세력이 다수였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크렘린궁의 '이빨 빠진 대응'에 기겁했다고 한 나토 고위 관리는 분석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군내 상당한 지지 기반을 확보한 프리고진에게 직접 대응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러시아 엘리트층은, 우크라이나전 수행을 둘러싼 군 지도부의 분열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한편, 크렘린궁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공유한 난센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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