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통령 말에 사회 요동치는 입시제도는 대체 되어야… 살인적 경쟁 교육 펼쳐져”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그에 맞물린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진행된 국회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살인적인 경쟁 교육과 입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사회가 요동칠 수 있는 입시제도는 대체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고교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일정 학점을 채우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한 ‘고교학점제’는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전면 시행된다. 서울 지역에서는 올해부터 모든 고교가 시범실시 중인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시 이에 맞는 대입을 치러야 해서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은 필연적이다.
아울러 대입 제도를 4년 전에 발표하도록 하는 ‘4년 예고제’를 2019년 교육부가 법제화하면서,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안은 내년 2월까지 확정해야 한다. 교육부는 대입정책자문회의 자문과 학생·학부모 대상 의견수렴 그리고 정책연구 등을 거쳐 ‘대입 제도 개편안 시안’을 마련 중인데, 다음달 초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 30년 수능이 만든 경쟁고통 사회, 대입의 갈 길을 제안한다’ 토론회 축사에서 “초중고는 물론이고 심지어 유아교육에서부터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학생들은 학업성적 스트레스와 경쟁교육으로 인한 고통을 밤낮없이 호소하지만 어른들은 이를 외면하는 형국이라면서, 더 이상 아이들을 경쟁교육의 고통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 의원은 주장했다.
이어 “교육부는 4년 예고제에 따라 내년 2월까지 ‘2028학년도 대입 제도'를 발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새로운 대입 제도는 2025학년도에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와 함께 고려해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현장에서도 “단순히 입시 제도의 설계와 수능 제도의 미세한 조정 등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근본적 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을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위원회는 냉정하게 보면 이미 그 역할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게 드러났다”며 “대한민국 미래 관점에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학생들과 교사들의 입시 경쟁 체제 속 삶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지난 30년 수능이 만든 경쟁체제의 역할은 수명이 다했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강민정 의원은 축사에서 “원래도 혼란했던 입시가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난이도 발언으로 더 깊은 혼돈에 빠져들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수능 파동은 우리나라의 입시제도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뒤흔들릴 정도로 과도하게 경쟁적이고 지엽적인 제도로 고착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묵시적으로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돼 선택받은 소수의 학생을 구분 지었던 ‘킬러문항’은 급작스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문제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킬러문항’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등장하는 ‘초고난도 문항’을 말한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의 한마디에 사회가 요동치며 다수를 소외시키는 입시제도는 반드시 대체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보장된 소득과 드높은 사회적 지위를 노리고 해마다 3000명밖에 뽑지 않는 의대 입시를 위해 나머지 학생의 재능과 능력이 변별력이라는 이름으로 파묻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춰 학생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하는 이 시점에 여전히 획일화된 입시 경쟁을 타파하기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면서다.
도종환 의원은 축사에서 고교학점제 도입 관련 “우리 아이들에게 시험 부담감을 완화하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의 질을 높여 교육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으로 수험생을 비롯한 교육현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며 “교육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실 등이 주최하고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은 이날 토론회는 교사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에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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