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맞춤 '전립선암 발병 예측' 지표 나왔다

변석수·송상헌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

(왼쪽부터)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송상헌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전립선암을 조기에 예측하는 기존 검사법을 보완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6일 변석수·송상헌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전립선암 예측에 널리 쓰이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보완할 수 있는 ‘다중유전위험점수(PR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렸다. 

PRS 점수는 DNA 염기 하나가 다른 염기로 바뀐 것을 의미하는 ‘단일염기 다형성’의 종합적인 영향력을 점수화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전립선암은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자 변이 상태가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 2702명과 대조군 7485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비교해 유의미한 변이를 확인하고 1133명 대상으로 검증을 시행했다. 이는 한국인 대상으로 시행된 전립선암 유전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라는 점에 임상적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 PRS 점수를 기준으로 전립선암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환자 중 글리슨 점수가 7(3+4) 이상인 그룹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4.6배 높았고, 7(4+3) 그룹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 악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7 이상이면 주변 전이가 예상돼 악성도가 높은 상태다. 3+4와 4+3 유형으로 나뉘는데, 4+3이 경과가 더 나쁘다. 연구팀은 “PRS 점수를 통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60세 이하에서는 PRS를 PSA와 함께 사용했을 때 예측 성능이 더욱 향상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PSA 단독 사용 시에는 AUC(모델 성능 평가 지표, 1에 수렴할수록 신뢰도 향상)가 0.736이었지만, 둘을 함께 썼을 땐 0.759로 정확도가 높아졌다. 

변 교수는 “기존에는 유럽 혈통의 백인 환자 기반 다중유전위험도 검사 결과를 활용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인의 유전적 이질성에 따른 왜곡을 감안해, 특히 한국인에 특화된 인종 단위 다중유전위험점수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특히 60대 이전에 암이 발병한 고위험 환자에 대해서는 PSA와 PRS를 병용해 예측력을 높이는 임상적 활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