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리스크' 직면한 증권사, 충당금 얼마나 쌓을까
CFD 미수채권·부동산PF 리스크 대비
하반기에도 PF 충당금 적립 필요성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충당금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들은 차액결제거래(CFD)발 하한가 사태는 물론,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비해 수백 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을 전망이다.
어닝시즌 도래...'충당금만 800억' 관측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상장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714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규모다.
일단 5곳 가운데 미래에셋을 제외하고는 1년 전보다 개선됐다. 지난해 주식, 채권시장이 동반 하락하며 증권업계 실적도 저점을 찍은 탓이다. 한국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9.9% 증가한 1492억원, NH투자증권은 15.1% 성장한 1376억원, 삼성증권은 3.8% 증가한 1420억원, 키움증권은 23.4% 늘어난 1340억원이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부동산 평가손실 영향으로 42.3% 감소한 1521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성적의 희비는 충당금 규모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각사의 충당금 규모는 지난 분기에 비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증권사들은 100억~300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있다.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분기에는 키움증권이 800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500억원, 2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도 PF 관련 충당금 '족쇄'
증권사들의 충당금 규모가 커진 것은 지난 4월 CFD발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미수채권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CFD는 투자자들이 미수금을 갚지 못할 경우 거래를 중개했던 증권사들이 이를 메꿔야 하는 구조다. 미수채권 규모는 한 회사당 많게는 500억원, 적게는 5억원으로 추정된다.
일회성 요인인 CFD 관련 충당금과 별개로 PF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도 지속적으로 쌓고 있다. 증권사들은 PF 딜을 조성할 때 자금조달 역할을 맡는 동시에 채무보증을 서게 되는데, 만기도달 시 차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대신 떠안아야 한다. 작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PF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25곳이 보유하고 있는 '요주의이하자산'은 1분기 말 4조9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4000억원가량 늘었다. 증권사 보유 자산은 채무상환가능성을 고려해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되는데, 단계가 높아질수록 상환 가능성이 낮아진다. 상환 시기가 만기를 넘겨 연체될 경우 요주의자산으로 분류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익스포저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파악하고 이를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다"며 "결국 충당금이 늘어났다는 것은 보유자산의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요주의이하 자산이 늘고있어 9월말까지도 계속 충당금을 쌓으려는 보수적인 스탠스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에도 부동산 관련 리스크는 계속해서 증권사의 실적을 발목 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PF 부실이 지목된 가운데, 증권사들이 연루된 부동산 익스포저는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최근 나타나는 미분양 감소까지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PF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새로운 규제 시행으로 PF 시장 회복으로 증권업이 받는 수혜는 이전보다 현저히 감소할 전망이며, 부실 문제가 불거지는 시기는 미분양이 아니라 준공 후 미분양이 고점을 기록할 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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