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주새요"… 악플마다 사과한 노부부 분식집 응원 쏟아져

김소희 2023. 7. 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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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노부부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달린 혹평에 일일이 사과 댓글을 단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들 부부에 대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 지도 앱 리뷰에도 노부부를 응원하는 댓글 300여 개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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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24년째 운영 노량진 분식집
혹평에 "너무 좨송, 만이 드릴게요" 댓글
"양 많고 맛있어" 응원 댓글 폭주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 리뷰에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분식집에 대한 혹평이 달리자 해당 분식집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일일이 사과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노부부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달린 혹평에 일일이 사과 댓글을 단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들 부부에 대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민(배달의민족) 리뷰 보는데 사장님이 연세 있어 보이면 마음 아프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작성자는 해당 분식집 배달 리뷰가 담긴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낮은 별점과 함께 불만이 담긴 후기가 많았다. 해당 분식집은 노량진역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노부부가 24년째 운영하고 있다.

오이 냉국수를 주문하고 리뷰를 남긴 한 손님은 "분명히 오이를 빼달라고 했는데 넣을 수 있는 곳은 다 넣어 놨다. 요청사항 좀 읽어달라"며 별점 1개를 줬다. 해당 리뷰에 노부부는 "너무너무 좨송합니다(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조심 또 조심하갯습니다(조심하겠습니다)"라고 사과 댓글을 달았다.

냉면을 시킨 다른 손님이 "냉면에 육수가 없고 면이 다 불었다"고 불평하자, 이 노부부는 "너무 좨송합니다(죄송합니다). 다음엔 육수 만이 드릴개요(많이 드릴게요)"라고 답했다. 이어 노부부는 "또 주문 안하새요(안 하세요)? 재가(제가) 원하시는 매뉴(메뉴) 하나 더 드리고 십은대(싶은데) 다음에 얘기 꼭 하새요(하세요). 너무 좨송했읍니다(죄송했습니다)"라고 재차 사과하며 댓글을 썼다.

지난해 8월 배달원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분식집과 관련해 올라온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혹평에도 서툰 맞춤법으로 정성스레 일일이 댓글을 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해당 분식집을 응원하는 댓글이 쏟아지면서 주문도 폭주했다. 해당 분식집은 26일 한때 배달 앱 검색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손님은 김치전을 주문한 뒤 "양이 많고 크기가 엄청 크다"고 별점 5개를 남겼다. 또 다른 손님은 "이모네 집에 놀러 가서 양껏 저녁 먹는 기분이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장문의 후기를 남겼다. 지난해 8월 배달원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할아버지께서 최근에 수술도 하셨다"면서 "주문이 몰려 들어오면 조금 당황하시기도 한다. 배달 앱 설정을 잘 못하신다"는 글이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호평이 줄지어 달리자 노부부는 이번엔 연신 감사를 표했다. 노부부는 "전이 맛나다고 리뷰를 잘 올려주셔서 오늘 김치 큰 통 하나 다 나갓읍니다(나갔습니다)"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잘 봐주새요(잘 봐주세요)" 등 일일이 댓글을 남겼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20여 년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노부부를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리뷰 화면 캡처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20여 년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노부부를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맵 캡처

포털 지도 앱 리뷰에도 노부부를 응원하는 댓글 300여 개가 달렸다. 한 네티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조금씩 느려지고 기술을 배우고 따라가기가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어떤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고 잘해주시고 싶은지 느껴진다"고 감동을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키보드 사용이 익숙하지 않으신데도 불구하고 리뷰에 하나하나 답글 달아주시는 모습이 참 따뜻하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걸 보면 아직 우리 사회에 따뜻한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20여 년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노부부를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맵 캡처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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