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에 1만원" '먹태깡' 웃돈 사라질까…8월부터 생산량 늘린다

유엄식 기자 2023. 7. 26. 14: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산라인 정비 통해 주간 공급량 30만→45만봉 확대...농심 "공장 증설은 검토하지 않아"
서울 시내 마트에서 한 시민이 농심 스낵 신제품 먹태깡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농심이 지난달 출시한 스낵 '먹태깡'이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봉지를 넘어섰다. 출시 이후 인기를 끌며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에서 동시에 품절 사태가 이어지며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네이버쇼핑, 당근마켓 등 온라인쇼핑몰에선 소비자 가격 1700원짜리 먹태깡이 5000원~1만원대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농심은 지난 10일부터 공장 가동률을 높여 초도 생산량(주간 30만 봉지)보다 30% 공급량을 늘렸지만, 여전히 시중에선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먹태깡 공급량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양파링, 자갈치 생산라인 옮겨 먹태깡 증산…주간 공급량 30만→45만 봉지로 늘어날 듯
농심 관계자는 26일 "8월 중순부터 먹태깡 생산량을 첫 주 대비 50%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에 다른 스낵 제품을 만든 생산라인을 조정하고, 생산 테스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먹태깡은 현재 농심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먹태깡 생산을 늘리기 위해 양파링, 자갈치 등 일부 스낵 제품을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먹태깡 공급량은 주간 30만 봉지에서 45만 봉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먹태깡은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100만 봉지가 다 팔렸다. 이달 24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213만 봉지로 집계됐다. 하루에 7만3000 봉지 이상 팔린 셈이다.

온라인 농심몰에서 하루 200박스를 인당 4봉지로 한정 판매 중인데 매일 오픈 후 2분 안에 매진되고 있다. 공급 물량이 달리다 보니 편의점에선 점포별로 4~6봉지로 발주 물량을 제한하고 있다. 물량을 확보하는 대로 발주를 재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먹태깡은 새우깡·감자깡·고구마깡·양파깡·옥수수깡에 이은 농심의 여섯번째 '깡 스낵'이다. 짭짤하고 알싸한 양념에 먹태의 감칠맛이란 제품 콘셉트는 여름철 맥주 안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이 늘어나며 화제성을 높였다. 마트 매대에서 구하기 어려워 중고 거래 시장에서 웃돈이 붙은 것은 과거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사례와 유사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먹태깡에 웃돈이 붙어 판매 중이다. /사진제공=네이버쇼핑 갈무리
농심 "생산라인 증설 검토하지 않아...의도적인 공급량 조절 아냐"
다만 농심은 먹태깡 공급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비용이 투입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서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일단은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수급을 원활히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농심이 추가 증설에 신중한 이유는 과거 허니버터칩 사례와도 무관치 않다. 허니버터칩은 2014년 8월 출시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월매출 70억원을 넘었다. 이에 해태제과는 6개월 만에 공장 증설을 결정했고 2016년 신공장을 완공해 생산량을 2배 확대했다. 하지만 공급이 정상화 이후 제품 희소성이 떨어지자 오히려 수요가 줄면서 월 매출은 50억원대로 낮아졌다.

일각에선 농심이 먹태깡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조절해서 화제성을 높이는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농심은 초기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으로, 의도적인 공급량 조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먹태깡이 50% 증산 이후에도 현재 수준의 판매량이 지속되면 농심의 스낵 브랜드 매출 순위가 뒤바꿀 가능성도 있다. 현재 농심 스낵 브랜드 중 최고 매출 품목은 새우깡으로 지난해 매출 1023억원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매출이 높은 제품은 꿀꽈배기로 연간 약 4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제과 업계에선 월매출 20억원대를 스테디셀러 기준으로 삼는다. 단일 품목으로 연 매출 250억~300억원을 달성하면 '히트 상품'으로 본다. 업계에선 먹태깡이 출시 첫해 히트 상품으로 안착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먹태깡이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지만, 한 번 맛을 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말까지 판매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