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살해 8세 소녀 장례식 주재 미국 목사, 알고보니 범인

서영지 기자 2023. 7. 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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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쯤 발생한 8세 소녀 납치·살인범의 범인 데이비드 잰스트라. 〈사진=델라웨어 주 검찰〉

50년 전쯤 미국에서 납치·살해된 8세 소녀의 장례식을 주재했던 목사가 알고 보니 범인이었다고 영국 BBC 방송이 현지시간 25일 보도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델라웨어 카운티 검찰은 최근 미성년자 약취·유인 및 살인 혐의로 83세 데이비드 잰스트라를 기소했습니다.

잰스트라는 1975년 8월 15일 자신이 목회를 맡은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교외 마플 타운십의 한 교회에서 진행하던 여름 성경학교에 참석하러 가던 당시 8세 그레천 해링턴을 납치한 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975년 납치·살해 당한 그레천 해링턴. 〈사진=델라웨어 주 검찰〉

아이들을 차에 태워 데려다주는 일을 했던 잰스트라는 사건 당일 해링턴이 교회에 오지 않았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행방을 알 수 없던 해링턴은 두 달 후 인근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평소 해링턴 가족과 친했던 잰스트라는 실종된 그레천을 찾는 것을 돕고, 장례식까지 주재했습니다.

용의 선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던 잰스트라의 범죄는 수십 년이 흐른 올해 초 잰스트라의 딸과 친구였다는 한 여성이 익명으로 제보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이 친구 집에 놀러가 잠을 자던 중 친구 아빠인 잰스트라가 자신의 몸을 더듬어 깨어난 적이 있다고 수사당국에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1975년 실종사건 직후 "잰스트라가 해링턴을 납치한 사람일 수 있다"고 썼던 자신의 일기장도 제시했습니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해링턴이 사라지기 전 잰스트라가 몰던 자동차와 비슷한 초록색 차량 운전자와 해링턴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 증언도 새롭게 확보했습니다.

당시 '해링턴을 본 적 없다'던 잰스트라의 주장이 깨진 겁니다.

은퇴한 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지를 전전하던 잰스트라는 지난달 조지아주에서 경찰에 체포된 후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그는 해링턴이 집에서 나와 아버지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을 기다렸다가 자신의 차에 태워 납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델라웨어 카운티의 잭 스톨스타이머 주 검사는 "그는 모든 부모의 최악의 악몽"이라며 "자신을 알고 믿었던 8세 소녀를 죽이고 장례식에서뿐만 아니라 이후 수년간 가족의 친구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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