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심해 찾은 병원, 청천벽력 같은 소식...“임신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7. 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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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유발 ‘자궁내막종’ 증가세
난소 혹이 생리혈로 가득찬 상태
국내환자 18만명...4년比 60%증가
심한 경우엔 난소 전체 제거해야
ㅇ 사진=픽사베이
A씨는 최근 들어 생리통이 부쩍 심해졌다.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겠거니’라고 가볍게 생각한 A씨는 일반 진통제로 버텼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실시한 산부인과 검진에서 ‘자궁내막종’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종은 임신과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지만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이를 모르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종은 난소에 발생한 혹이 암갈색의 생리혈로 가득차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궁내막증이 발전한 형태가 바로 자궁내막종이다. 이연지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으로 자궁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인 위치에 증식하게 되면 자궁내막종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자궁내막종은 배란은 물론 수정, 착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 수는 17만8383명으로 2017년(11만1214명)보다 60%가량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 여성이 전체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젊은 여성에게서 자궁내막증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은 ‘생리’가 주 발병원인 중 하나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조직이 난소, 난관, 장, 방광 등 자궁 이외의 장소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리혈의 역류가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생리 시 자궁내막 조직과 생리혈이 자궁이 아닌 곳으로 일부 역류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자궁내막종의 대표 증상은 극심한 월경통, 하복부 통증, 성교통, 질 출혈 등이다. 대부분 증상보다는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종은 난소의 정상적인 조직을 파괴해 난임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자궁내막종은 골반 초음파 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법으로는 통증 관리를 위한 약물 복용,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는 호르몬 요법, 수술적 제거 등이 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증상, 가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낭종 크기가 작고 주변 장기와의 유착이 심하지 않은 경우 수술적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난소 전체를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로봇 등을 활용하는 추세다. 종양이 큰 경우 흡입기구를 통해 종양 크기를 먼저 줄이고 난소를 절개한다. 이후 난소에 손상이 적게 가해지도록 종양을 박리하고 없앤 뒤 절개부위를 봉합한다.

자궁내막증과 자궁내막종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교수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자궁과 난소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며 “조기 치료를 놓치면 자궁과 난소 기능이 저하돼 난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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