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은 황선우…한국 수영,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망 밝다
현재 진행중인 2023 국제수영연맹(FINA)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한국 수영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태환 한 명에게만 의존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여러 선수들에게 두루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정도까지 성장했다. 특히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여러명의 선수가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적인 순간을 볼 가능성도 농후하다.
지금 한국 수영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황선우(20·강원도청)다.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그는 지난 25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박태환도 해내지 못한 세계수영선수권 2회 연속 메달에 성공했다.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던 시절, 한국 수영의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박태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태환은 늘 외롭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을 펼쳐야 했다.
박태환에 이어 한국 수영의 간판이 된 황선우는 상황이 좀 다르다. 그와 함께 세계 무대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옆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이호준(대구광역시청)은 황선우와 같은 자유형 200m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동료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황선우와 함께 이 종목 결승에 진출, 한국 수영 경영 종목 사상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동반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결승에서도 1분46초04의 역영으로 6위에 오르는 대선전을 펼쳤다.
김우민(21·강원도청)은 박태환 이후로는 없을 것처럼 보였던 남자 자유형 400m에서의 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기대주로 폭풍성장했다. 김우민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4초52로 자신의 기존 기록을 1초 이상 앞당기더니, 결승에서는 3분43초92로 터치패드를 찍어 하루에 두 번이나 개인 기록을 새로 쓰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제 한국 수영은 황선우 한 명 뿐만이 아닌 다른 선수들에게도 메달을 걸어볼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일단 황선우와 김우민의 경우, 이번 대회 기록을 놓고 보면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 중국 자유형의 희망으로 떠오른 판잔러(18)가 지난 5월 중국 국내 대회에서 황선우의 자유형 100m 아시아 기록을 경신하고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4초65를 기록해 황선우를 위협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아직 부족한 큰 무대 경험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김우민도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최종 5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앞선 4명 중 아시아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자유형 800m 역시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7분47초69로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 수영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딴 것이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이다. 2014년 인천 대회는 금메달을 걸지 못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김서영(경북도청)이 여자 개인혼영 200m 금메달로 자존심을 지켰다. 경쟁력을 키운 한국 수영은 항저우 대회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할 수 가능성이 충분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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