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만져달라" 택시기사 성추행 女승객 강제추행 적용될까

경찰, 신원 파악 조만간 피의자 신분 조사 예정
"합의금 노리고 위력 가해 접촉했다면 공갈·협박 가능성도"

MBC뉴스 갈무리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경찰이 택시기사를 성추행한 20대 여성 승객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지 주목된다.

26일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여수시 웅천동 일원에서 택시기사 성추행 피의자로 특정된 여성 승객 A씨에 대한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인한 만큼 일정을 조율해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영상 분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A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는 한편, 합의금을 노린 계획 범행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시 A씨가 택시기사의 팔을 잡아 당겼다는 점에서 '강제추행'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강제추행은 타인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체적 접촉으로 인해 성적 수치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 죄가 성립된다.

A씨가 합의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 협박, 공갈 등 혐의도 적용될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한 변호사는 "A씨가 강제로 택시기사의 팔을 잡아당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강제추행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합의금을 노리고 위력을 가해 접촉했다면 협박, 공갈 등 혐의 적용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택시기사 B씨(64)로부터 관련 고소장을 접수하고 8일째 추적을 벌인 끝에 전날 A씨를 사건 당일 하차한 위치에서 300m 떨어진 지점 거주지에서 붙잡았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2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점에서 CCTV 영상 확보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사가 더디게 진행됐다.

B씨의 고소장에는 지난 5월24일 오전 1시쯤 여수 학동의 한 번화가에서 A씨를 태웠다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목적지에 도착한 A씨가 택시에서 내리지 않고 느닷없이 "다리를 만져달라",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 걱정마라", "나 꽃뱀 아니다" 등의 말을 건네며 수차례 B씨의 팔을 잡아 당겨 무리한 요구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