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도 당했다” 그라비아 모델들, 소속사 대표 상대 ‘미투’ 폭로

강한 기자 2023. 7. 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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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아' 장르 모델들이 소속사 대표를 '권력형 상습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다른 그라비아 모델들과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모델들이 "나도 당했다"며 성폭행 피해 폭로에 나섰다.

"(피해 모델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경찰이 조사에 나서는 한편 모델들에 대한 신변보호조치도 진행 중이다.

모델 상당수는 경찰에 제출할 피해사실확인서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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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피해자도 있다”는 주장도
“성인화보 모델은 ‘당할만한’ 직업이라는 반응 너무 마음 아파”
경찰, 피해자 신변보호조치 착수
A 소속사 대표 B 씨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모델 3명이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그라비아’ 장르 모델들이 소속사 대표를 ‘권력형 상습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다른 그라비아 모델들과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모델들이 “나도 당했다”며 성폭행 피해 폭로에 나섰다. “(피해 모델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경찰이 조사에 나서는 한편 모델들에 대한 신변보호조치도 진행 중이다.

25일 문화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A 사 대표 B 씨로부터 성폭행·성추행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델 수는 현재까지 10명 이상이다. 모델 상당수는 경찰에 제출할 피해사실확인서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일 현직 그라비아 전속 모델 3명은 B 씨를 상습 강간, 상습 유사강간, 상습 강제추행, 불법 카메라 촬영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들의 고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B 씨에 대한 피해 사실을 밝히는 모델들의 ‘미투(성폭력 고발운동)’가 이어지고 있다. 팔로워 300만 명인 모델 강 모씨는 24일 자신의 트위치 인터넷 방송과 유튜브에서 폭로방송을 했다. A 회사 소속인 본인은 피해자가 아니지만 “미성년자 피해자가 존재한다”며 미성년자 모델이 자신과의 통화에서 “대표가 촬영 중 가슴을 만졌다”고 말하는 녹음내용을 공개했다. 강 씨의 이날 방송에서는 앞서 부천원미경찰서에 고소한 모델 3명이 활동명과 얼굴을 공개한 채 출연해,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해당 모델들 인스타그램 글

강 씨의 방송 전후로 전·현직 웹화보 모델들이 자신들의 SNS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피해사실을 폭로하면서 고소인들의 용기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전하고 있다. 유명 남성잡지 ‘맥심’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손모 씨는 24일 자신의 SNS에 “과거 A 소속 모델로 활동하면서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며 “정신과를 다닐 정도로 힘들었지만 대형기획사와 싸울 힘이 없고 모델 일을 해야 했었다”고 썼다.

비전속모델로 촬영을 했던 유모 씨도 자신의 SNS에 “B 대표가 ‘리얼하게 찍어야 한다’며 가슴에 손을 댔다”며 “웹화보 모델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직업이며, 절대 작가나 대표의 성추행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또다른 모델은 “올해 1월 계약 이후 추행 및 유사강간, 동영상 촬영을 2차례 당했다”며 “비밀유지는 계약사항이라는 협박과 입단속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인화보 모델은 ‘당할만한’ 직업이라는 말이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며 “부모님 허락을 받고 6년 다닌 대기업을 퇴사하고 꿈을 갖고 뛰어든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천원미경찰서는 25일 고소한 모델 중 한 명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두 명에 대해서도 피해자 신변보호조치 심의위원회를 거쳐 보호조치를 할 방침이다. 스마트워치는 경찰이 2015년 도입한 피해자 신변보호 조치로, 시계처럼 손목에 차고 있다가 비상시에 누르면 경찰이 출동한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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