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주일에 30% 오른 金상추… “오이 사려다 헛걸음질했어요”

양범수 기자 2023. 7. 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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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올랐네, 다 올랐어."

지난 24일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서는 물가 안정에 힘쓰고 있다는 매장 음악이 무색하게 시민들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매대에는 한 봉지에 4990원 하는 청상추와 적상추가 올려져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적상추(상품)의 평균 소매 가격은 100g 기준 2471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대비 33.5%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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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새 상추 30%·오이 23.5% 상승
삼겹살은 100g당 36원·목살은 53원 올라
시민들, 덜 먹고 안 사고 할인 매대 찾고
“폭염·태풍·추석 연휴로 9월 이후에야 안정세”

“다 올랐네, 다 올랐어.”

지난 24일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서는 물가 안정에 힘쓰고 있다는 매장 음악이 무색하게 시민들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매대에는 한 봉지에 4990원 하는 청상추와 적상추가 올려져 있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손모(69)씨는 “샐러드를 자주 해 먹는데, 장마철이다 보니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안 먹을 수는 없어서 상품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들을 모아 놓은 할인 매대를 자주 보게 된다”고 했다.

지난 24일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양범수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적상추(상품)의 평균 소매 가격은 100g 기준 2471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대비 33.5%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청상추(상품)의 평균 소매 가격도 100g당 2470원으로 3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상추뿐만이 아니다. 같은 기간 오이(다다기 계통·상품) 소매 가격은 10개를 기준으로 1만1916원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23.5% 올랐다.

깻잎(상품) 소매 가격도 100g당 2600원으로 10.5%, 미나리(상품)는 1527원으로 12.3% 올랐다.

김모(60대)씨는 “반찬거리를 좀 사러 왔는데 너무 비싸서 채소는 거의 못 담았다. 여러 군데 쓸 수 있는 대파 정도만 겨우 샀다”면서 “오이를 좀 사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구매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채소 가격 폭등은 최근 이어진 집중호우의 영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상추 등 시설 채소의 피해가 컸으며, 모두 3만5392헥타르(ha)의 농작물이 침수되고 가축 87만2000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24일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정육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양범수 기자

비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더해 휴가철 수요까지 겹치면서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5일 삼겹살 평균 소매 가격은 100g 기준 2689원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6원 올랐고, 목살 역시 같은 기준 2523원으로 53원 비싸졌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이종민(27)씨는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는 편이라 자주 장을 보는데 고기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고기를 자주 구매하는데 체감하기에는 20%는 오른 것 같다. 아무래도 덜 먹게 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농식품부는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매주 가격이 급등한 품목을 선정해 1인 1만원 한도에서 대형마트는 20%, 전통시장은 30% 가격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양파·상추·시금치·깻잎·닭고기 등 5종에 대해서는 지난 20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할인을 적용했다.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양파·상추·시금치·깻잎·닭고기·감자·대파·오이·애호박·토마토 등 10종에 대해 할인을 지원한다.

또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시설채소 농가에는 조기 재정식 및 약제 등을 지원하고 피해를 받지 않은 지역 농산물에 대해서는 운송비·수수료 등 출하장려금을 지원해 생산량 증대 및 도매시장 출하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장마가 이어지고 태풍과 추석 연휴 등 농축산물 가격 인상 요인이 남아있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처럼 폭우 피해가 컸던 지난해 7월 채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10월까지 20%대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11월이 되어서야 마이너스(-) 2.7%를 기록하며 꺾이기도 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다고 해도 폭염과 9월에 찾아오는 태풍 등의 기후 요인이 남아있고, 태풍이 지나가면 추석 연휴가 코앞이라 그 이후에나 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름·명절 등을 대비한 할인 행사로 고물가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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