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부들, 인플레-고금리에 빚갚기 어려워...英 가장 위험

박종원 2023. 7. 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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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들의 상환 능력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분을 감안해서 이자를 내던 정부들은 더 큰 곤경에 처했으며 영국이 가장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로버트 우드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국채 이자와 물가상승률 때문에 영국 정부의 상환 비용이 연간 300억파운드(약 49조원) 더 늘어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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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연동국채 발행한 G7 국가들, 물가와 금리 동시에 오르면서 이자 부담 급증
英 부담 가장 심각, 물가상승 꺾이지 않으면 정부 재정 위태
지난달 21일 영국 런던에서 촬영된 영국중앙은행(BOE) 본부.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에서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들의 상환 능력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분을 감안해서 이자를 내던 정부들은 더 큰 곤경에 처했으며 영국이 가장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서방 선진국의 물가연동국채(TIPS)가 물가상승 및 고금리 시대에 각국 정부를 이중으로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미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정부들이 국채 등의 이자 비용으로 써야 하는 돈은 2조2000억달러(약 2813조원)로 추정된다. 주요국에서 정부의 이자비용 표준으로 통하는 10년물 국채를 살펴보면 미국과 영국의 경우 이달 발행 금리가 각각 3.9%, 4.3%에 달했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각국 정부가 한참 돈을 풀던 2020년 여름에 1%을 밑돌았다.

WSJ는 일반국채보다 TIPS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TIPS는 물가 변동률을 원금에 반영해서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를수록 투자자 입장에서 받는 돈이 늘어나지만 정부쪽에서는 이자비용이 증가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세계 각국 정부들은 총 3조5000억달러(약 4475조원)의 미결제 TIPS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총차입금의 약 11%에 해당한다.

신문은 주요7개국(G7) 가운데 영국이 가장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국채 가운데 TIPS 비중은 전체 24% 수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2위인 이탈리아의 TIPS 비중은 12% 언저리였다. 가장 비중이 낮은 일본은 약 1%였고 미국은 7.5%였다.

영국의 문제는 영국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별도로 자체 운영하는 소매물가지수(RPI)와 결합하여 더욱 나빠지고 있다. RPI는 주요국에서 물가 척도로 사용하는 CPI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RPI 증가율은 전년 대비 14%를 넘어섰다. 지난달 증가율도 6%에 달했다. 영국에서는 현재 약 6000억파운드(약 989조원) 규모의 채권 가격이 RPI에 연동되고 있으며 세금과 연금 및 복지, 철도 요금, 휴대폰 요금 등도 RPI에 연동된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RPI의 상승세를 지적하며 영국이 "잘못된 종류의 물가상승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앞서 2030년까지 RPI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올해 영국 국채 가운데 TIPS 비중은 11%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로버트 우드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국채 이자와 물가상승률 때문에 영국 정부의 상환 비용이 연간 300억파운드(약 49조원) 더 늘어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는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올리거나, 돈을 더 빌리는 선택지가 있지만 세금을 줄이면서 이자비용을 늘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중앙은행(BOE)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3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5%까지 인상했으며 8월 회의에서 0.25%p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19일 발표에서 6월 영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월(8.7%)은 물론 시장 예상치(8.2%)보다 낮은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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