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정전 70주년…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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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70년이 지났다.
유엔의 신속한 개입으로 북한의 한반도 적화 야욕은 꺾였지만, 전쟁이 쉽게 끝나지는 않았다.
민족 최대의 비극 속에 한반도 반쪽에서나마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항구적 평화가 아직 요원한 것도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북한은 스스로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자해적 전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이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한민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출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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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반도에서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70년이 지났다. 6·25 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 중국과 소련을 등에 업은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을 기습 공격했다. 유엔의 신속한 개입으로 북한의 한반도 적화 야욕은 꺾였지만, 전쟁이 쉽게 끝나지는 않았다. 3년 넘게 공방전이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남북한을 합쳐 2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국토는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유엔군으로 참전한 연인원은 미국 등 22개국 196만명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약 4만2천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10만여명이 다쳤다.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중 간의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중단됐다. 명칭에서 보듯 전쟁은 일단 중단됐으나 완전한 평화가 도래한 것은 아니었다. 그로부터 70년 지난 지금도 한반도에서는 전쟁의 그림자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전협정 이후 남북한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자유 진영의 도움으로 공산화의 위기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은 폐허를 딛고 번영을 이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나라가 됐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최빈국에서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는 벌써 27년이나 됐다. OECD 역사상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사례는 한국이 최초이다. 내부에서는 불만과 아쉬움도 있지만 정치적으로도 제도적 민주주의가 정착했고, 내용적 민주주의는 차츰 성숙해지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쓰는 '한류' 열풍에서 보듯 문화강국으로도 우뚝 자리매김했다. 반면 북한은 고립을 택했고, 공산권 몰락 이후에는 고립이 더욱 심화했다. '3대 세습'이라는 반문명적 권력 체계가 수십년간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고 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의 저력이 밑바탕이 됐으나 한편으로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민족 최대의 비극 속에 한반도 반쪽에서나마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항구적 평화가 아직 요원한 것도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미·중 간 패권 경쟁 격화와 신냉전의 도래로 동북아시아의 전쟁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하루가 멀다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등 핵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하지만 무력 도발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양보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 착각이다. 북한은 스스로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자해적 전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이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한민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출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도 혹시 모를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진정한 평화는 튼튼한 안보 위에서만 가능하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갈수록 험악해지는 국제 역학 구도 속에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궁극적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긴 안목의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또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 것이다. 이 땅에서 6.25 전쟁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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