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참전 용사 "6·25때 헤어진 부모님 고향 담양에 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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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인이 되었을 아버지의 명의로 아버지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고향 담양에 자식인 제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기증하고자 합니다."
6·25 당시 가족과 헤어진 90대 참전용사가 아버지 고향인 전남 담양군에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해 화제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그가 담양소식지를 구독한 이유는 6·25때 월남하지 못하고 헤어진 부모님의 고향이 전남 담양군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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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뉴스1) 서충섭 기자 = "이미 고인이 되었을 아버지의 명의로 아버지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고향 담양에 자식인 제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기증하고자 합니다."
6·25 당시 가족과 헤어진 90대 참전용사가 아버지 고향인 전남 담양군에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해 화제다.
26일 담양군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90대 정영하씨의 편지가 도착했다.
한자로 담양군청의 주소를 정성스레 눌러쓴 봉투 안에는 타자로 된 편지가 한통 동봉됐다.
정씨의 사연은 이랬다.
6·25 참전용사인 국가유공자로 공직에서 30년간 복무하다 정년퇴직, 연금생활 중인 정씨는 우연히 아파트 편지함에서 타인에 배송된 '담양소식' 소식지를 보고 구독신청을 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그가 담양소식지를 구독한 이유는 6·25때 월남하지 못하고 헤어진 부모님의 고향이 전남 담양군이었기 때문이다.
정씨의 아버지는 담양 월산면 월산리였고 어머니는 월산면 운교리로 '구름다리댁'으로 불렸다.
정씨 가족은 약 100년 전인 일제강점기 1925년 담양군에서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으로 할아버지 이하 가족이 이주했다.
대나무가 특산품인 담양에서 사리원으로 이주한 정씨 부모는 그곳에서도 죽세공을 하며 정씨를 낳았다.
북한에서 해방과 6·25를 맞은 정씨는 1950년 12월 중공군의 참전으로 유엔군이 후퇴할 때 부모님과 헤어져 월남, 국군에 입대했다.
군인의 신분으로 당당히 북진해 사리원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복무했지만 끝내 가족을 찾지 못하고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1951년 6월 군사우편제도가 부활하면서 1951년 7월, 아버지의 고향 담양 월산면 월산리에 사는 고모를 겨우 만났다.
정씨는 올해 초에야 월산면사무소에 문의해 일제시대때 작성된 아버지 명의의 제적부를 찾아 가보처럼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6·25 이전까지 부모로부터 가족의 과거사를 아무것도 듣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정씨는 "약소하나마 자식인 제가 담양군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면서 이달 초 고향사랑기부금을 담양군에 보내왔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담양군을 응원해주신 유공자분의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아버님의 고향을 위해 기부해주신 기부금은 소중한 곳에 쓰도록 하겠으며 담양군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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