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향수로 탄생한 이산화탄소 분해 알코올…국내 미생물이 성능 2배

란자테크가 활용하는 미생물보다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 2배 이상

구찌가 미국 기업 란자테크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전환한 알코올로 만든 향수 '웨어 마이 하트 비츠(Where my Heart Beats)'. /구찌 홈페이지 캡처

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알코올로 바꾸는 자생 미생물을 발견했다.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외국 미생물의 2배 이상이어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병관 교수, 군산대 이효정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알코올로 만드는 자생 아세토젠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아세토젠 미생물은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를 아세트산으로 바꾸는 혐기성 미생물이다. 아세트산은 신맛이 나는 무색의 액체로, 빙초산이라고도 부른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을 국내 동물 분변에서 분리해 찾아냈다. 학명은 ‘스포로무사 스패로이데스’(Sporomusa sphaeroides)이다. 미국 민간기업 ‘란자테크’가 활용하고 있는 미생물 클로스트리듐 오토에타노게눔(Clostridium autoethanogenum)보다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2배 이상이다.

환경부는 이산화탄소를 알코올로 바꾸는 국내 자생 미생물(좌측)이 미국 민간기업 '란자테크'가 활용하는 미생물(우측)보다 이산화탄소 분해 능력이 2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제공

이번에 발견한 미생물은 이산화탄소 분해 과정에서 알코올을 생산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향후 온실가스 감축·전환 기술에 활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화학물질 제조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탄소중립순환경제학회 국립생물자원관 특별 세션에서 발표된다.

란자테크는 아세토젠 미생물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 기술을 상용화해 중국과 인도, 남아프리카, 미국 캘리포니아, 벨기에 등지에 상업화 시설을 가동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미생물을 활용해 온실가스를 바이오에탄올로 전환하는 공정을 선도하고 있다.

패션잡지 보그(Vogue)에 따르면 구찌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업 ‘코티’는 지난 4월 란자테크와 손잡고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알코올로 만든 향수인 구찌 ‘웨어 마이 하트 비츠’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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