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학생에게 폭행당한 교사 '전치 5주'…학생은 솜방망이 처분

[EBS 뉴스12]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사망 이후, 교권침해를 겪어온 교사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도 특수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5주 진단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교권보호위원회는 해당 학생에게 가장 낮은 수위인, 교내 봉사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상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일하는 박모 씨는 지난달, 생활지도를 하다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학생은 교사를 향해 쓰레기통을 던지고, 욕설을 하며 반항하다가 주먹질까지 했습니다.

교사가 팔을 잡아 제지하자, 이번에는 수차례 발길질을 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수업 때문에 교실로 이동한 교사를 뒤쫓아와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또다시 폭행을 이어간 겁니다.

이 교사는 결국 발가락뼈가 부러져 전치 5주 진단을 받았고, 공황과 불안 증상으로 한달 넘게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현 (가명) 특수교사 

"정신적으로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앞에서 맞았다는 거에 대한 수치심, 그리고 이제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지만,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는 교내봉사와 특별교육이었습니다.

 7단계 조치 가운데, 가장 수위가 낮은 1호에 해당합니다. 

위원회의 처분은 심각성과 지속성, 고의성 등을 기준으로 삼는데, 학생이 장애가 있으면, 조치를 한 단계 낮출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현 (가명) 특수교사 

"우리 선생님은 그 학생한테 맞아서 학교에 못 나와. 못 나오고 대체 교사도 없어서 자기들은 이제 특수반 수업도 못 받고, 특수교육적 지원도 받지도 못하는데, 그 아이는 가해 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학교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에요. (다른) 아이들이 볼 때는."

또 다른 특수학교에서는 1년 간 지속적으로 교사를 때린 학생이 교권보호위원회에 갔는데,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수진 (가명) 특수교사 

"저는 (침해행위) 인정이라는 두 글자만 받은 거지, 그 학생과 제가 격리된 것도 아니고, 제가 무슨 보호받을 그런 것도 아무것도 없었더라고요. 그래서 교보위(교권보호위원회)가 너무 형식적인 게 아닌가…."

더 큰 문제는 위원회가 전학이나 학급교체 등의 조치를 내리더라도, 그 대상이 장애를 가진 학생이면,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 장은미 위원장 / 전국특수교사노조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근거리 배치가 원칙이고, 이제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배치를 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학 같은 건 거의 이제 불가능하거든요. (심각한 교육활동 침해 시) 특수교사를 중간에라도 급하게 비정기 전보 조치를 해서…." 

다양한 교권 보호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특수교사들이 사각지대에 방치되지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