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예비살인자” 발언한 충북교육감, 논란되자 사과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공개 석상에서 교사 사명감을 강조하며 ‘교사들은 예비 살인자’라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즉각 사과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전날 충북단재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초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에서 “교사들은 ‘예비 살인자’라고 인정하고 교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표를 내고 나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수에 참석했던 한 교사는 연합뉴스에 “교사의 눈빛 하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싹을 자르고 살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취지로 이런 말을 했다”고 했다.
윤 교육감은 이어 “당신(학부모)이 아이를 나한테 맡겼으면 이 아이는 내가 당신보다 (잘 교육할 수 있고), 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보다 돈이 많고, 학벌이 좋은 학부모가 항의해도 당당한 자세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정이 격해지지 말고 나는 당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교대를 나왔다. 당신이 박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건 당신 전공이다 라고 눈빛에 힘을 주고 당당하게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졸고 있는 학생을 지도하다 문제가 생기면 교육감 개인번호를 알려줄 테니 나한테 전화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육감의 이러한 발언은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교권 보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윤 교육감의 발언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살인자’라는 용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윤 교육감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발언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교원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악성 민원 학부모들로 인해 교사가 죽어나간 상황에서 교사가 살인자라고요? 공식 사과하시라”며” 교사의 말이 (아이들의) 인격을 죽일 수 있다는 함의는 알겠으나 가뜩이나 아무 보호없이 악성 민원에 노출되어 허덕이는 교사들이 들어야 할 말 아니다” 등의 의견을 냈다. 다른 네티즌은 “저는 제가 ‘예비 자살자’라고 생각했는데, 교육감님 덕분에 ‘예비살인자’가 됐다. 교권을 위해 왜 교사 스스로가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하나.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윤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언의 배경, 목적, 과정 등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제가 한 발언 때문에)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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