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장마 사실상 마무리…“국지성 집중호우 대비 필요”

기상청

호우 특보가 발효된 지난 24일 오전 전남 나주시 송월동 인근 도로에서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기상청은 26일 올해 장마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장마는 연강수량의 3분의 1이 엿새 만에 쏟아지면서 ‘역대급 장마’로 기록됐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6월 25일 제주도와 남부지방, 26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됐다. 7월 25일 제주도, 26일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내린 비를 마지막으로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최종 장마철 시종일은 사후분석을 통해 9월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장마 기간은 전국 31일로 평년과 비슷했다. 강수량은 648.7mm로 전국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장마기간이 가장 길었던 2006년과 2020년 당시에는 장마기간이 길었지만 장마기간 중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은 올해가 두 해보다 많았다. 올해 장마가 역대급으로 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강하고 많았던 장맛비 원인…평년보다 강했던 수증기 공급

올해 유독 강한 장맛비가 내린 원인으로는 평년보다 강했던 수증기의 공급이 꼽힌다.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강하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남서쪽으로부터 강수의 재료가 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장마 초입부터 지속적으로 강하게 유입된 것이다. 

장마 전반부인 6월 25일부터 7월 12일은 우랄산맥과 베링해를 중심으로 기압능이 강하게 발달했다. 한반도 북쪽으로는 주기적으로 건조공기가 남하해 잦은 대기 불안정과 중규모 저기압의 발달을 유도했다.

장마 후반부인 7월 13일부터 7월 25일은 인도 북서쪽과 필리핀해 부근의 활발한 대류로 티벳 부근의 상층고압부가 강화됐다. 이 티벳고기압의 동쪽 사면을 따라 북서쪽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강하게 남하하는 건조공기가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고온의 수증기와 강하게 충돌 및 정체함에 따라 정체전선이 활성화됐다.

● 5호 태풍 독수리…이후 한국 직접적인 영향 없다

향후 태풍전망은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 남동부 해안에 상륙 후 북진하며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며 한반도 주변은 향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는 끝났지만 소나기 형태의 강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형성됐던 정체전선에 의한 비구름의 영향이 끝나고 국지적 대기불안정에 의한 강한 소낙성 강수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체전선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함께 북한으로 북상함에 따라 당분간 우리나라는 폭염과 함께 국지적 대기 불안정에 의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낙성 강수가 내리는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장마는 평년 장마철에 비해 장마기간은 비슷했던 반면 이례적으로 강하고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충청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가져왔다”며 “최근 여름철 강수패턴이 변화하면서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태풍 및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호우특보가 발표될 수 있는 강한 강수가 나타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