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많이 상했어요”…손승연, 제 발등 찍은 인터뷰 [MK이슈]
손승연 소속사 더기버스는 지난 25일 “가수 손승연 관련 가처분 소송에 대해 일부 내용만 과장하고 중요한 결론 부분을 숨겨 당사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면서 “해당 사항에 대해 당사 안성일 대표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으며 현재 피프티 피프티의 상황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손승연이 현 소속사인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와 손 잡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안 대표가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긴밀하게 연관된 정황이 드러나고, 공교롭게도 손승연 역시 전 소속사와 소송 끝에 결별한 뒤 안 대표와 한 배를 탔기에 그의 과거사가 마치 데자뷔처럼 다시 제대로 소환됐다.
◆ 손승연 “법원 판결 왜곡 말라”…법적대응 으름장
손승연은 2012년 Mnet ‘보이스 코리아’ 우승 이후 포츈과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했으나 돌연 소속사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었다. 법적 분쟁까지 이어진 손승연과 포츈 분쟁에 재판부는 포츈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손승연의 모든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전속계약 중지 가처분 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손승연은 패소 이후에도 소속 가수로서의 활동을 거부하고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결국 포츈은 손승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결별을 택했다.
이같은 과정에 대해 손승연 측은 “포츈(이진영 대표)과 손승연의 전속계약은 수개월간 정산금은 물론 정산서조차 제공하지 아니한 결과 적법하게 해지했다”며 “포츈은 전속계약을 유지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산내역을 공개하지도 않고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손승연의 계약해지소송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승연은 포츈 소속 기간 내 가수의 생명과도 같은 성대에 폴립이 발병했음에도 지나치게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고 이로 인한 건강 상태 악화에 따라 이후 근 2년간 재활에 집중해 현재와 같은 상태로 호전이 됐다”고 설명하며 “법원의 판단에 의해 완결된 과거 사항 중 일부 사실만을 다루어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허위 사실과 과장된 내용으로 불법적인 영상 배포, 무분별한 콘텐츠 제작 및 배포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손승연은 포춘과 결별 후 다른 소속사에 들어갔으나 1년 후 더기버스로 옮겼다. 손승연과 안성일 대표는 2014년 발표한 리메이크곡 ‘첫눈이 온다고요’ 가창자와 편곡자 관계로 처음 인연을 맺었는데, 공교롭게도 손승연과 포춘의 소송 과정에 더기버스 매니저가 증인으로 출석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지며 의문의 시선을 받고 있다.
◆ “감정적으로 힘들고 골 깊었다”…소송 이유 들어보니
손승연은 소속사를 통한 공식입장문 배포와 별개로 자신이 직접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과의 인터뷰에 나서 과거 소송 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소속사를 배신하고 나왔다는 말에 대해 “단편적으로 지금 나와있는 글들을 보시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전 소속사 대표님과의 의견차이, 생각차이가 꽤 긴 시간 동안 있었고 그 과정에서 너무 다르다는 걸 좀 많이 느꼈다. 사실상 감정적으로 많이 서로 상한거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된거지 일방적으로 배신이라 하면 참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속계약 금지 가처분 등 소송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차 가처분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나도 소송하면서 깨달은 것은 감정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주장은 법원에서 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사실적인 근거에 따져서 법원에서는 듣다보니 어떠한 방식으로든 돈이 지급 됐냐 안 됐냐를 보다보니 1차 기각됐다. 그래서 다른 자료를 정확하게 준비해서 2차 가처분을 다시 넣었다. 2차 가처분에서는 제대로 정산을 받지 못한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그걸 받아들여주셨고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대해 법원에서 아티스트 인권을 보호해주시는 차원에서 활동은 계속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해주셨다. 2차 가처분에서는 법원에서 얘기를 받아들여주셔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전속계약이 해지됐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손승연은 전 소속사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그는 포춘과 최초 전속계약 수익 배분율이 5:5로 신인으로서 이례적으로 좋은 계약조건이었던 점이나, 소속사가 버클리 유학 기간도 계약 기간으로 인정해준 점 등 소속사의 배려를 받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헤어·스타일링·메이크업 지원에서 감정의 골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손승연은 “방송 스케줄이 있으면 방송국에 12시간 가까이 있다. 그러다보니 스태프분들이 출장을 나와주신다. 그것까지는 지원해주셨다. 만약 행사를 가게 되면 금토일 행사가 연달아 있는데 금요일은 울산, 토요일은 대구, 일요일은 대구면 지역이 그렇게 멀지 않다. 그러면 금요일에 서울에서 울산 내려가는 헤어, 메이크업은 샵에서 받게 되고 토요일, 일요일은 내가 스스로 다 해야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지원을 부탁드렸다. 스타일리스트도 매니저들이 말해주셔서 나중에 지원을 받게된거다. 매니저들도 일하면서 의아해했다. 대표님이 오케이 해야지만 의상을 입을 수 있었다. 그래야만 그 모습 그대로 스케줄에 나갈 수 있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 감정의 골이 좀 생겼다. 대표님은 그런 부분이 다 비용이다 보니 나와 상의했다 생각하시는거고 난 최대한 이해하려 했지만 길어지고 반복되니까 힘들었던거다”고 말했다.
뮤지컬 ‘보디가드’ 출연은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결정적인 계기였다. 손승연은 “나는 뮤지컬을 굉장히 하고 싶었고 회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했다. 당시 대표님은 ‘뮤지컬을 하면 목 상태가 걱정된다, 그리고 회차 페이가 너무 적어서 회사를 유지하는데 걱정이 된다’고 하셨다. 난 그래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액수가 줄어드는 것 뿐이지 미래를 생각하면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돈을 못 번다는 말씀이셨다. 뮤지컬 하면서 행사를 해도 되냐고 물어보시더라. 그 부분부터 많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목을 걱정한다고 하셨는데 행사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게 너무 섭섭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을 하게 되면 6개월의 연습 시간 동안 돈을 벌지 못하니 계약을 6개월 연장하겠다고 하셨다. 당시 계약기간이 1년 반 정도 남아있었다. 난 재계약을 얘기해주시길 바랐다. 근데 6개월만 연장하겠다고 하니까 너무 기분이 상했다. 그래도 하고 싶다고 계속 말하니 매니저와 차량 지원을 못 해주신다고 한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고 말씀드렸고 이미 감정이 너무 상해있었다. 그때 (포춘과 합병한)캐치팝엔터테인먼트 대표님을 통해 CJ ENM을 만나게 됐고 ‘보디가드’ PD님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뮤지컬은 많이 속상한 게, 지원을 해주시려고 했다고 하는데 뮤지컬 시켰다고 좋겠다고 내 편을 들어주신 회사 이사님들이 회사에서 나왔다. 그런 모습들을 내가 봤기 때문에 과연 진심으로 지원을 해주셨다고 말씀할 수 있는지 당시에는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 손승연·전 소속사 계약 해지 합의했지만…법원은 “손승연 주장 이유없음”
포츈 측은 손승연 측 공식입장에 대해 황당하고 씁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손승연 측이 공식입장에서 ‘포츈(이진영 대표)과 손승연의 전속계약은 수개월간 정산금은 물론 정산서조차 제공하지 아니한 결과 적법하게 해지했다’, ‘포츈은 전속계약을 유지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산내역을 공개하지도 않고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손승연의 계약해지소송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과거 소송을 돌아봤다.
포츈에 따르면 손승연은 지난 2016년 10월 말 전속계약 중지 가처분 소를 제기했다. 소속사에 사전에 어떤 의사 표시나 이의 제기 한 번 없는 갑작스런 결정으로, 당시 소속사 대표는 예기치 못한 손승연의 행동에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입고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후 법원에서는 2017년 2월 손승연의 모든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기각 판결했다.
포츈에 따르면 손승연은 자신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기간 중 (아직 기각, 인용 판결이 나기 전), 소속사와 전속가수로서의 모든 기능이 우선 보류된 상황에서 스스로 단독 교섭하여 여러 방송 출연 및 모 뮤지컬 지방 공연에 출연하는 등 소속사 무단이탈 행위를 지속했으며, 회사가 관리하고 배분하는 출연료 통장의 공금을 인출해 개인적으로 무단 사용하는 등 공금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에 포츈은 이에 대한 반환을 청구하며 손승연에 지속적 대화를 요청했으나, 손승연이 한 달 반 동안 협상을 지연시키며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아 2017년 4월 20일 손해배상 청구 소를 제기했다.
당시 포츈은 계약서상의 위약금액인 24억여원이 아닌 계약 잔여 기간동안의 예상 매출분인 2억여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다. 비록 갈등을 빚게 됐으나 어린 나이의 아티스트가 소송에 발목잡히지 않게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손승연은 그 해 6월 연예활동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두달 뒤 법원은 손승연 측의 주장을 일부 인용했다.
포츈은 손승연 주장이 일부 인용돼 계약은 해지됐으나 “법원 역시 손승연이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소속사가 제안하는 연예활동을 거절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손승연이 언급한 정산금 미지급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손승연이 제기한 법적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고, 소속사로서의 모든 기능이 보류되어 있어, 이에 대한 기능도 보류한 것이며, 손승연이 소속사 잔류와 계약 해지중 어떤 부분을 결정하는가에 따라 정산금 지급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손해배상 소송은 결국 손승연이 회사에 끼친 손해배상금액을 자신이 받아야 할 정산금으로 정리하는 ‘합의’로 마무리됐다.
손승연의 인터뷰는 오히려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엮이며 자신에게 쏟아진 부정적 관심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한 행동이었겠으나 그의 입을 통해 나온 발언 이후엔 외려 역풍만 불고 있다. 시종 ‘힘들었다’ ‘감정의 골이 깊었다’ 등의 발언만 있을 뿐 손승연이 계약해지를 요구할 정도로 전 소속사에 치명적인 위반 사항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에, 나름 ‘중립기어’를 박고 있던 누리꾼조차 싸늘한 시선으로 돌아섰다. ‘실력파 보컬리스트’라는 타이틀로 알 수 없었던 손승연이라는 가수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선 오히려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거세졌다.
사실 이같은 발언이 몰고 올 후폭풍은 상식적으로 예상된 바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승연에게 냉철하게 조언해주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어줄 수 있는 ‘진짜’ 소속사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손승연 입장에선 안하느니만 못한 인터뷰였다. 그의 소속사는 더기버스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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