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도 한·미·일 협력… 가나서 2000억원대 보건사업 추진
향후 동남아·태도국 등으로 확대 예상
한국·미국·일본 3국의 공여기관이 25일(현지 시각) 업무협력약정(MOC)을 맺고 아프리카 가나에서 2000억원 규모의 보건의료체계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 등 전통적 안보 영역에 머물렀던 한·미·일 협력이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에서도 최초로 가시화된 것이라 그 의미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태평양도서국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와 미국국제개발처(USAID),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자이카)는 이날 가나 수도 아크라에 있는 보건부에서 ‘가나 정부의 2030 보편적 건강보장 목표 달성과 글로벌 보건 안보를 위한 3자 협력’에 관한 약정을 체결했다. 가나 정부가 ‘보편적 건강보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 의료 접근성 향상과 전국민 대상 의료서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이 자금과 노하우를 제공해 여기에 우군(友軍)이 되겠다는 뜻이다.
한·미·일 공여기관은 이를 위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1억6000만 달러(약 2006억원)를 투입해 가나 북부 지역에서 건강보장과 보건 안보에 필수적인 일차보건의료 체계를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이카는 “소득에 관계없이 모자보건 및 가족계획, 영양, 사회적 보호, 감염병 관리 등 필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미·일 공여기관이 삼자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유엔대사를 지낸 서맨사 파워가 처장으로 있는 USAID는 1957년 가나 독립 직후부터, 자이카는 1976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현지 사정에 밝고 맨 파워와 자금력도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보건·의료 분야 개발협력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3국의 장점들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정택 가나대사는 “한·미·일 협력을 통해 높은 품질과 접근성을 갖춘 일차보건의료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고, 미국측 버지니아 팔머 가나대사는 “한일과 이런 역사적 파트너십에 참가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미·일 공여기관은 그간 ODA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해 물밑에서 여러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자 파트너십이 이번 사례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나 태평양도서국 등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중 패권경쟁 속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역들이고, 한·미·일이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외연 확장 공언한 곳들이기도 하다. 한국은 ‘글로벌 중추 국가’를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들어 ODA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추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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