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와 ‘위치’에 관한 중층적 탐색…이호진 개인전 ‘경로’

경로와 위치에 관한 중층적 탐색을 보여주는 작가 이호진의 개인전 <The Location(경로)>가 다음 달 3일(목)까지 서울시 성북구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에서 열립니다.

이호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어떤 장소 또는 위치(location)에 도달하기까지의 ‘경로’를 동시에 고려합니다. 장소와 위치, 경로는 직관적으로는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공간을 떠올리게 하지만,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맥락 또한 지니고 있는 개념입니다.

전시는 작가가 지나온, 다양한 맥락을 지니고 중첩되는 경로 끝 현재의 위치에서 보이는 형상들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달리 이번 전시는 작가의 주관적인 시선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작업은 일종의 장소성을 내포하되 묵시적이고 추상적이며 동시에 복잡합니다.

오래된 집에서는 지난 작업에서 탐색해 왔던 현상을 중첩된 이미지, 함축적인 상징을 통해 삶의 ‘경로’를 표현한다면, 현대적인 공간인 스페이스 캔에서는 이러한 경로를 통해 도달한 현재 ‘위치’에서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호진의 과거와 현재 작품 세계를 특징짓는 요소 중 하나는 색의 활용인데, 이 색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매번 끊임없이 다른 역할과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최근 작품에서는 밝은 화면이 눈에 띄는데, 이 화면들은 그저 밝음만을 보여주기보다는 공허함과 우울이라는 양가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형광의 노란색, 분홍색, 푸른색 등은 입체감과 공간감에 더불어 작가가 부여한 이면의 의미를 암시하기도 하며, 얼핏 보면 캔버스의 여백인 듯 보이기도 하는 흰색 물감은 다른 색 위에 덧칠해져 화면 전체적으로 비현실성과 공간감을 더합니다.

전시를 기획한 캔 파운데이션은 “스페이스 캔, 오래된 집이라는 서로 다른 시간성을 지닌 공간에서 이호진 작가가 지나온 삶의 경로를 떠올리며 실험해 본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폭넓고도 선명한 공감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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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