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올해 장마철 끝…당분간 폭염 · 소나기 이어져

유영규 기자 2023. 7.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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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비가 쏟아지는 서울 여의대로 횡단보도

기상청은 오늘(26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서 올해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는 어제 장마철이 끝난 것으로 봤습니다.

장마가 지나간 남은 여름엔 당분간 폭염과 소나기가 이어지겠습니다.

기상청은 오늘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해 정체전선도 북상하고 이에 우리나라가 정체전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라면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태풍 독수리는 오늘 오전 9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쪽 490㎞ 해상에서 중국 남부지방을 향해 북진 중입니다.

정체전선은 북상을 거듭해 28일엔 북한 북쪽에 자리할 전망입니다.

지난 15일 침수된 청주 강내면 일대


올해 장마철은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지난달 25일, 중부지방에서 지난달 26일 시작했습니다.

제주는 평년(1991~2020년 평균·6월 19일)보다 늦었고 남부지방(6월 23일)과 중부지방(6월 25일)은 비슷했습니다.

장마 종료일을 평년과 비교하면 제주(평년 장마 종료일 7월 20일)는 늦었고 남부지방(7월 24일)과 중부지방(7월 26일)은 평년과 같거나 크게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장마철 기간은 제주와 중부지방은 31일, 남부지방은 32일로 평년(제주 32.4일·남부지방 31.4일·중부지방 31.5일)과 비슷했습니다.

다만 기상청은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은 추후 재분석 후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마 시작 후 어제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973년 이후 51년간 장마철 강수량 중 3번째로 많은 것입니다.

장마철 강수량 1위와 2위는 2006년 704.0㎜와 2020년 701.4㎜입니다.

평년 장마철 강수량은 356.7㎜입니다.

올해는 이보다 2배 가까운 장맛비가 내렸는데, 기상청은 올해 장마철을 전반부(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지)와 후반부(이달 13~25일)로 나눴을 때 각각 강수량이 315.4㎜와 333.3㎜로 평년 장마철 전체 강수량의 90%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강수량만 보면 올해는 한 달 새 2번의 장마를 겪은 셈입니다.

올해 장마철 중 실제 비가 내린 날(강수일)은 21.2일(전국 평균)로 2006년(27일)이나 2020년(28.7일)과 비교해 7일 안팎 적었습니다.

강수일이 적다는 것은 비가 내릴 때 더 강하게 쏟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장마철 강수량을 강수일로 나눠보니 올해는 그 값이 30.6㎜로 '집중호우' 기준을 충족했고 2006년(26.1㎜)과 2020년(24.4㎜)보다 많았습니다.

올해 장맛비는 이달 13~18일을 중심으로 충청이남에 집중적으로 쏟아졌습니다.

이 기간 충북(엿새간 누적 강수량 390.5㎜), 충남(425.1㎜), 전북(429.3㎜)에는 1년 강수량의 30% 이상 되는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 14일 전북 군산시에 하루 372.8㎜ 비가 와 역대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14~15일 충청 이남 곳곳에서 일강수량 최고치가 경신됐습니다.

올해 장마철 강수량을 지역별로 봤을 때 전북은 907.4㎜인데 이는 전북의 평년 장마철 강수량(355.5㎜)의 2.5배가 넘습니다.

대전·세종·충남에는 평년 치(353.9㎜)의 2배가 넘는 795.6㎜ 장맛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와 평년 장마철 강수량


기상청은 올해 장마철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이유로 우선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더 확장하면서 장마 초입부터 '비의 재료'라고 할 수 있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된 점을 꼽았습니다.

특히 기상청은 온난화로 전 지구적으로 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엘니뇨가 나타난 동태평양뿐 아니라 서태평양도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바다에서 대기로 수증기와 열이 더 많이 공급된 상황도 올해 장맛비를 늘린 요인으로 봤습니다.

동아시아 기온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 대기 중 수증기가 풍부해진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이 더 세력을 넓히면서 우리나라로 다량의 수증기가 지속해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지속해서 들어온 것도 많고 강한 장맛비 요인으로 꼽히는데 장마철 전반부와 후반부에 그 양태가 달랐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입니다.

전반부는 우리나라 북쪽 대기 상층에 절리저기압이 장기간 정체하면서 우리나라로 차고 건조한 공기를 주기적으로 유입시켰고 이는 정체전선상 중규모 저기압 발달과 대기 불안정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강한 비가 자주 내리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후반부에는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키우면서 그 동쪽 사면을 따라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지속해서 들어오고 이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강하게 충돌해 정체전선이 활성화됐고, 정체전선이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을 오르내리면서 강한 비가 오래 이어졌습니다.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이 이어지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날이 맑겠고 이에 낮 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상승하겠습니다.

그간 내린 장맛비로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더 높겠습니다.

당분간 대부분 지역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더위는 해가 진 뒤에도 가시지 않아 수도권과 호남, 경남 남해안, 동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이어지겠습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잠을 이루기 어려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기 하층으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가운데 대기 상층으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오늘 오후부터 당분간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잦겠습니다.

기상청은 "장마가 끝난 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나 태풍 때문에 호우특보가 내려질 정도의 비가 쏟아질 때가 있을 수 있으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기상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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