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설경구·도경수 '더 문'…앙상한 서사와 부실한 캐릭터, 씁쓸하게 빛나는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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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힐 듯 광활한 우주와 달을 그대로 옮긴 듯 사실적이고 매혹적인 풍광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도 잠시, 앙상한 이야기와 부실한 캐릭터가 금세 한계를 드러내며 관객의 발목을 잡는다.
올여름 한국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더 문'은 명확한 장점만큼이나 단점 역시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오는 8월 2일 개봉을 앞둔 '더 문'은 '신과함께' 시리즈를 통해 쌍천만 신화를 달성한 김용화 감독이 5년 만에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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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힐 듯 광활한 우주와 달을 그대로 옮긴 듯 사실적이고 매혹적인 풍광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도 잠시, 앙상한 이야기와 부실한 캐릭터가 금세 한계를 드러내며 관객의 발목을 잡는다. 올여름 한국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더 문'은 명확한 장점만큼이나 단점 역시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오는 8월 2일 개봉을 앞둔 '더 문'은 '신과함께' 시리즈를 통해 쌍천만 신화를 달성한 김용화 감독이 5년 만에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렸다.
이미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 '라이프'(2017), '패신저스'(2017)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한 걸출한 할리우드 작품들이 있었던바, 유사한 소재를 다룬 '더 문'은 제작 단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샀다.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더 문'은 숱한 우려와 달리 수준급 CG(컴퓨터 그래픽)와 VFX(시각 특수효과)로 유수의 할리우드 작품 못지않은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무중력 상태의 주인공들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 실제와 같은 달의 모습 등은 현실감이 가득하다. 예상 밖이자 기대 이상의 기술적 성취다.
문제는 영화가 지나치게 시각 효과에 의존하는 탓에 정작 서사와 캐릭터 모두 힘을 잃고 부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우주에서의 조난과 고립, 이후 생존과 탈출이라는 장르적 공식은 '더 문'에서도 한 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답습된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감정을 폭발시키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감정 과잉 상태에 놓여 놀라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당황하길 반복한다.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해야 하는 것은 스크린 밖의 관객이지만, 앵글 안에 존재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감정을 분출하는 탓에 관객은 이들에게 설득되거나 공감할 기회를 상실한다.
모든 캐릭터가 하나같이 시종일관 과장된 연기로 감정만 앞세우는 탓에 관객은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들과 유대감을 쌓기가 어렵다.
끊임없이 긴장감과 위기감, 웅장함을 강조하는 음악 역시 과도한 연출로 느껴진다. 관객의 감정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감동을 느끼길 요구하는 듯한 음악의 사용은 되려 극으로의 몰입을 방해하는 모양새다.
그가 다시 한번 강조하는 메시지의 가치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영화는 수많은 단점 속에서 끝내 동력을 상실하고 만다. '더 문'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이 안긴 기술적 성취뿐이라는 사실은 못내 씁쓸함을 더한다.
영화 '더 문'. 김용화 감독 연출.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박병은, 조한철, 최병모, 홍승희 등 출연. 러닝타임 129분. 12세 관람가. 2023년 8월 2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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