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딜레마, 수중액션으로 해결" [인터뷰M]
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액션으로, 거기에 더해 처음 보는 해양범죄 활극으로 중무장한 '밀수'로 2023년 여름 극장가에 돌아온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 26일 개봉한 '밀수'는 최고의 예매율을 자랑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류승완 감독은 "예매율이 좋긴 하지만 아직 긴장상태다. 실 관람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그분들이 관람 후 기분 좋게 나오실지를 긴장하며 지켜보는 중"이라며 개봉 소감을 밝혔다.
'베테랑' '베를린' '부당 거래' 등 한국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류 감독은 "저처럼 장르 영화를 많이 만드는 감독들에게는 항상 영화를 만들 때 딜레마에 빠진다. 이미 만들어 놓은 필모에 의해 기대치나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인데 익숙함과 새로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익숙함을 얼마나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얼마나 멀리 나갈 수 있을까? 너무 낯설어서 외면당하지 않을지, 너무 뻔해서 실망시키지 않을지 언제나 살얼음판이다."라며 새 작품을 하기 전 어떤 고민에 빠지는지를 고백했다.
'밀수'를 시작하며 그의 딜레마를 해결해 준 건 '수중 액션'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액션 영화를 만들어 오면서 시대를 바꾸거나 공간을 바꾸거나 인물의 직업을 바꾸거나 총, 칼, 와이어 등 도구의 변화를 가져봤다는 류승완 감독은 "물속에서의 액션은 충분히 새로웠고 한편으로는 가늠이 안되더라. 지상에서의 액션은 항상 중력의 작용을 받는다. 그런데 수중에서는 중력의 저항을 덜 받으니 수직의 움직임도 생길 수 있고, 물속에서의 움직임은 지상보다 느리기에 보이는 모습도 다를 수 있었다. 이전에도 못 만들었고 이후에도 만들지 못할 배경일 거라는 생각에서 선택하게 되었다."라며 과감한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이 펼쳐낸 수중 액션은 기존의 오락영화에서 보던 것과 결이 달랐다. "SF처럼 펼쳐질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특수 훈련이나 초능력자가 아닌 인물들의 물속의 액션이다. 해녀들은 생존을 위해 스스로 능력의 임계점을 벗어난 존재들인데 그들이 어떤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바닷속에 들어간다면 서스펜스가 크게 생길 것 같았다."라며 평범한 인물, 그것도 여자들로 구성된 해녀들이 펼쳐낼 본능적인 움직임들로 수중 액션의 차별점을 꾀하려 했음을 이야기했다.
수중 액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하나는 해녀들의 일상적인 활동이었고 다른 하나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해녀들의 싸움이었다. 수중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동작에 대해 무술감독과 먼저 의논했다는 류승완 감독은 "무술감독이 오히려 '스턴트팀 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다. 물은 정말 전문가가 하는 게 맞다'라고 해주셔서 조사를 하다가 싱크로나이즈 스위밍 선수 출신의 김희진 코치를 알게 되었다. 그분이 마침 드라마와 영화의 수중 대역도 많이 하시고 센스가 좋은 분이어서 물속에서 가능한 움직임과 안 되는 것, 더 극대화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자료를 보내주셨다. 무술감독과 함께 다양한 테스트를 해서 다양한 동작들을 뽑아주셨다."라며 싱크로나이즈 팀의 도움을 받아 해녀들의 아름다운 수중 액션이 가능했음을 고백했다. 특히 수중에서 염정아와 김혜수가 서로의 손을 잡아당겨 위치를 바꾸는 장면이 이 과정에서 얻어진 장면이라고 밝히며 "원래는 하이파이브 하는 걸로 시나리오에 적혀져 있었는데 테스트 화면을 보고 생각도 못했던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특정 장면을 언급했다.
최고의 스태프들이 모여 좋은 아이디어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배우들이 이를 몸으로 펼쳐내지 못했다면 우리가 극장에서 이 장면을 볼 수는 없었을 것. 물 공황이 있었다는 김혜수와 수영도 못했던 염장 아가 어떻게 이 장면을 그림같이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류승완 감독은 "두 분이 출연 여부에 대해 확정을 짓기 전, 제가 두 분을 캐스팅하고 싶어서 이런 걸 준비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 해녀들의 영상을 보여드렸었다. 그 영상을 보고 두 분이 약간 멍해져있는 제 저는 속으로 '이렇게까지 감동할 건 아닌데... 이 정도 반응이면 우리 영화 하겠구나' 생각했다. 알고 보니 염정아는 '어, 나 수영 1도 못하는데'라며 놀랬던 거고 김혜수는 그 영상만 보고도 공황이 와서 멍해있는 상태였다고 하더라. 이후에 두 분이 통화하면서 염정아가 '언니, 나 수영 못하는데 세면대에 물 받아놓고 눈뜨는 거부터 연습하려고요'라니 김혜수는 '나 사실 물 공황이 생겼어'라며 어떡하냐는 이야기를 했었다더라."라는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처음에는 이 영화의 시작이 어렵겠다 생각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두 배우가 결국 출연하겠다고 결정을 했고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있어 걱정하지 않았다고. "제가 아는 배우들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연기하겠다 마음을 먹으면 그걸 해 내는 부류들이더라. 그걸 믿고 있었고 수십 년 동안 계속 그 믿음을 증명해온 배우들이었다."라며 김혜수, 염정아에 대해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더 놀라운 건 조연배우들이었다"라며 "김재화와 박준면은 수영을 할 줄 아는 두 명의 배우였는데 거의 선수처럼 움직였다."라고 해녀를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을 이야기했다.
"주보비와 박경혜에게 처음 '수영 좀 하니?'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저 물개죠!'라고 답이 왔었다. 알고 보니 둘 다 물에서 고개도 못 드는 실력이었다. 주보비는 물 공포감 있었고 박경혜는 끝까지 수영하는 척하며 들킬까 봐 노심초사했었다고."라며 영화에 캐스팅되기 위해 거짓말까지 했던 배우들의 비하인드도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주조연들이 3개월 동안의 수중훈련을 받고 첫 촬영을 하던 날 류 감독도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여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고. "배우들에게 너무 고마운 게, 자기 촬영이 아닌데도 남아서 운동팀처럼 큰 소리로 응원해 주고 파이팅 해 주고, 촬영이 끝나면 박수를 쳐줬다. 그 기운이 모두에게 전염이 돼서 촬영팀들도 산소통 교체 타이밍을 놓치고 촬영을 할 정도로 현장에서 열심이었다. 배우들의 호흡이 안 맞았으면 대단히 힘들고 엄청 예민하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주부 노래교실 하듯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너무 감사했다."라며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팀워크를 이뤄 서로 응원과 격려를 했던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영화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어우러져 하는 작업이다. 하고 싶은 걸 제안하고, 그에 대해 배우들과 모든 크루가 모여 머리를 맞대어 짜다 보면 어느새 그 장면을 촬영하고 있더라. 이게 참 영화 만들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아름다운 장면을 테스트하고 만들어 준 스태프들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온몸으로 멋진 연기를 펼쳐낸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밀수'는 오늘(7월 26일) 개봉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외유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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