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교사는 예비살인자”…윤건영 충북교육감, 교사 상대 특강 발언 논란
윤 교육감 “교사의 역할 책임 강조한 것” 사과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교사를 상대로 한 특강에서 “교사는 예비살인자”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지난 25일 단재교육연수원에서 충북도교육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을 했다. 이번 연수는 ‘2023 유·초등 1종교사 자격연수’로, 경력 3년 이상 교사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윤 교육감은 “교사는 예비 살인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살인하지 않을 공부를 대학 때 하고 현장에 나가야 한다”며 “망치나 칼로 상대방의 생명을 끊는게 살인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이 있는 어린 아이들의 자라나는 새싹을 자르는 것도 보이지 않는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 당신이 아이를 나한테 맡겼으면 이 아이는 내가 당신보다 (잘 교육할 수 있고), 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선생님보다 돈이 많고, 학벌이 좋은 학부모가 항의해도 당당한 자세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육감의 발언은 최근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등 교권하락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교사의 사명감과 교권보호의 필요성 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교육감의 특강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 교육감의 특강 녹취내용을 공개한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교사에 대한 교육감의 인식이 저렇다니 충격이다. 충북 선생님들이 이런 교육감이 있는 곳에서 얼마나 보호받을 수 있을지 심히 염려된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충북도교육청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문제가 된 발언은 윤 교육감이 청주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예비교사인 학생들에게 했던 내용을 특강에서 말한 것”이라며 “교사의 엄중한 책무성과 학생 인격 존중을 위해 전문성을 신장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육감도 이날 충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사의 역할 책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이날 단재교육연원을 다시 찾아 전날 강연을 들은 교사들에게도 사과했다.
윤 교육감은 “발언의 배경과 목적·과정·마무리하는 발언 내용까지 모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저의 발언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어제) 강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 교사의 역할과 책임, 진정한 교사의 자세 등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묵묵히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윤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한 도교육청 브리핑실 앞에서는 전교조와 충북교사 노조 관계자들이 나와 윤 교육감의 발언에 항의하기도 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교직의 중요성 강조 등 진의와 상관없이 부적절한 표현임을 인정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망발을 범했다”며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교사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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