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70돌 맞아 성대하게…北 ‘전승절’이 뭐길래
[앵커]
내일은 6.25 전쟁 정전 협정을 맺은지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정전협정일을 어떻게 볼까요?
친절한뉴스에서 북한의 기념 방식과 숨은 의도까지 짚어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시는 사진,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이라며, 북한이 만든 기념주화입니다.
'조국해방전쟁승리'라고 새겨져 있죠.
정전협정체결일을 북한은 '전승절'이라 부르는데요.
금화와 은화 두 가지로 제작되고, 따로, 붉은 오각별 모양의 70돌 기념 메달도 제정했습니다.
북한은 내일인 정전협정체결일을 맞아 대규모 행사를 열어 참전 노병 후손들은 물론, 특별한 손님을 초대했습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강순남 북한 국방상이 평양 공항까지 나와 반갑게 맞이합니다.
인민군 의장대 사열도 이어졌고, '열렬히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까지 준비했습니다.
정전협정 기념행사에 러시아를 초청한 겁니다.
부총리급인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도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우리는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19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3년 반 만에 외국 사절단에게 문을 연건데요.
러시아 국방부는 특히 이번 방북이 두 나라 군사적 유대 강화에 도움이 될 거란 입장입니다.
이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긴장을 고조하는 게 아닌, 이를 억제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전협정 기념일에 왜 이렇게 분위기가 수상한 걸까요?
내일인 7월 27일을 북한에서는 '전승절' 이라고 말하는데, 6.25 전쟁의 정전협정 체결일입니다.
그러니까 휴전 상태지, 아직도 누가 이겼다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 싸운 6.25 전쟁을 '이겼다'고 주장하는데요.
억지죠.
적화통일을 노린 북한의 남침이 전쟁의 원인이었고, 우리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으로 실패했는데도, 반대로 '승리'라며, 6.25 전쟁도 '남한의 북침'으로 일어났다 역사를 왜곡하고, '조국해방 전쟁'이었다며 정신승리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 김일성이, 전쟁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북한 내 반대 세력을 처단하는 수단으로 이 '조작된 기념일'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1973년, 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했는데요.
국가 명절이라며 '전승절'로 격상한 건, 김정일입니다.
역시 정전협정을 유일 지배체제에 적극 활용한거죠.
또 다른 이유는 체제결속을 위해섭니다.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국립묘지를 방문합니다.
오늘 북한 매체는, 어제 김정은 위원장도 참전열사묘와 중국군묘를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기념관에서는 전쟁의 주역들을 조명하고.
[김정아/청년운동사적관 강사 : "전쟁 시기에 청년근위대를 묻고 싸운 나라는 있어도 소년근위대를 묻고 용감히 싸운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어린 관람객들 역시 그에 걸맞은 소감을 내놓습니다.
[청년운동사적관 관람객 : "전쟁 시기 소년근위대원들처럼 나라를 위하여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소년 애국자, 소년 혁명가로 억세게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참배객 :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고 다시는 노예로 살지 않으려는 억척의 신념, 우리 새 세대들이 굳건히 이어가야 할 고귀한 혁명적 유산입니다."]
'6.25 전쟁은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주장에는 지금의 휴전 상태, 즉 정전 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도 짙게 깔려있습니다.
10년 전에는 핵실험 뒤 노골적으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주장했고, 지난해엔 김정은 위원장은 아내 리설주까지 대동해, 참전 노병들과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열었는데요.
미국과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지난해 7월 : "남조선 정권과 군부 깡패들이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부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이번 행사에서 또 어떤 발언으로 도발할지 우리나라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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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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