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연속적자' SK하이닉스, 낸드 추가 감산에 HBM 판매집중(종합)

최영지 2023. 7. 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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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영업손실 2조8821억원…상반기 6조원 적자
메모리 회복 국면에 영업손실률 줄어
"낸드, 가격 하락지속·재고감소 속도 더뎌..5~10% 감산"
"고객사에 HBM 제품 지속 공급..시장선도 자신"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조민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지속하는 메모리반도체 실적 악화에 낸드플래시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 3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읽힌다. 하반기에는 감산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며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DDR5 및 HBM 등 고부가제품 판매가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SK하이닉스)
“낸드 재고 많아 어려운 상황 지속”…5~10% 추가 감산 결정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7.1% 감소했으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한 것이다. 다만 지난 1분기 영업손실(3조4023억원)보다는 적자폭이 줄어들었으며 영업손실률도 1분기 67%에서 2분기 39%로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올해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계 전반 재고 수준을 정상화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2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특히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보다 상승한 것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엔 낸드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이었기에 약 5000억원 재고평가손실을 인식했다”며 “해당 수준은 전분기 대비해선 크게 줄어든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낸드의 경우 D램보다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보고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낸드는 D램에 비해 재고 수준이 더 높고 수익성이 나쁜 상황이기에 현재 약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며 “향후 업황 회복에 맞춰 컨트롤러 기술 개발 등 시스템온칩(SoC)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는 또 낸드사업부와 솔리다임과의 개별 역량 통합,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조직 간소화 등 중복 비용을 줄일 예정이라고 했다. 또 올해 연결기준 투자금액을 지난해 대비 50% 축소하는 기존 계획도 유지하며 투자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낸드 감산 규모를 확대하고 비용절감에 나서는 만큼 재고 정상화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SK하이닉스)
HBM 등 그래픽D램 매출 비중 20%…“시장 선도 자신”

SK하이닉스는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어닝쇼크에도 HBM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 측은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HBM을 비롯 그래픽 D램 매출이 전체 D램 매출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도 밝혔다. AI용 서버에 필요한 HBM과 고용량 DDR5 모듈 판매 비중 확대가 D램 평균판매가격(ASP) 향상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컨퍼런스콜에서도 HBM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당사 HBM제품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오는 2026년에는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난 3년간 HBM2에서 HBM3로 넘어오는 과정과 HBM3E 플랜을 종합하면 2년 간격으로 제품 사이클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HBM 시장 형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계속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주요 서버 고객사들이 공격적으로 AI 투자를 지속하는 만큼 오는 2024년 하반기에 투자 휴지기가 올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고용량 모듈의 경우 캐팩스(설비투자) 부담이 있기에 플랫폼 업체들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 휴지기가 없을 것이라고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내년 클라우드·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공급이 확보돼 있다”며 “챗GPT 등 LLM(대규모언어모델) 기반 AI 챗봇이 개인화 과정을 거치며 맞춤 서비스 형태까지 진화할 수 있어 휴지기를 완화시킬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등 제품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웨스턴디지털(WD)과 키옥시아의 합병 추진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해당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합병 관련 구체적 조건 등이 확인된 바는 없다”며 “현재 양사 합병이 키옥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저희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주요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의 핵심 투자자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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