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산조 계승 발전 역행 전남 영암군, 전수 교육 청소년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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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 가야금 연주 기법을 온전히 계승 발전시켜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전수 교육에 혼란을 초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중학생 자녀에게 가야금 전수 교육을 시키는 한 학부모는 "어린 가야금 꿈나무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남도와 영암군 등 지자체의 혼선 때문"이라며 "문화체육부와 문화재청이 진상 조사와 함께 김창조 가야금 전수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문제는 문체부에서 직접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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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 가야금 연주 기법을 온전히 계승 발전시켜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전수 교육에 혼란을 초래해 빈축을 사고 있다. 가야금 전수 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학부모는 물론 교육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전남 영암군 등에 따르면 전통 가야금산조의 계승 발전을 위해 국비 190여 억원을 들여 건립된 ‘김창조 가야금산조 기념관’(기념관) 바로 옆 트로트가요센터 건물에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상주 단체가 가야금 교습소를 운영 중인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공연장을 활성화시키고 전통 음악이라는 명목으로 전남도문화재단의 예산을 지원을 받아 운영 중에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자체가 지원한 상주 단체가 운영하는 가야금 교습소 등은 애초 기념관 설립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가야금 교육에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애초 2014년 건립된 기념관에서는 매년 전수생 100여명이 인간문화재(양승희)로부터 정통 가야금 연주법을 전수받아 왔으나, 현재는 20여명만(대학생 2, 중고교생 4, 초교생 20여명)이 전수받고 있을 정도로 축소됐다.
문제는 이 상주 단체에서 교육을 받은 청소년 등 전수자들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자격이 취소된다는 점이다. 인간문화재에게 전수받는 학생들만 교육받는 날로부터 문화재청에 전수자로 등록된다. 지난 2019년에도 사설 교습에 등록한 10여명의 어린이들이 문화재청 전수자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학생 자녀에게 가야금 전수 교육을 시키는 한 학부모는 “어린 가야금 꿈나무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남도와 영암군 등 지자체의 혼선 때문”이라며 “문화체육부와 문화재청이 진상 조사와 함께 김창조 가야금 전수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문제는 문체부에서 직접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악계 인사들은 “무형문화재법에는 국가가 지정한 인간문화재에 의해 그 전형을 유지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세계가 경탄하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 가야금산조를 실력도 갖추지 못한 비전문가들이 활개치면 전통 맥이 끊어질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기념관에서 가야금 전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은 “가야금 산조 기념관 옆 건물에 사설학원이 들어서고 사설학원 교습생들이 마치 제대로된 전수교육을 받는 것처럼 현수막까지 내걸고 허위 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가야금산조 본향의 전통을 이어가라는 스승의 유언을 못 지킬 것 같아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전통 가야금산조는 1890년쯤 김창조에 의해 탄생되어 창시자 김창조-김죽파-양승희로 이어지는 영암군의 대표적 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양승희는 난초 김죽파 유언에 따라 1990년(김죽파 타계 1년후) 중국 연변에 들어가 북한 쪽 국악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가야금 관련 고서 350여권과 1000여 편의 북한 논문 자료(1950년 대 이후)를 국내로 들여왔다.
이후 연구 분석작업을 거쳐 1999년 가야금산조의 창시자가 김창조임을 논문 발표로 고증하고, 해방 이후 최초로 한국에서 김창조 산조 원형을 공연했다. 문화재청은 2014년 이를 인정해 국비 등 190억원을 들여 김창조의 고향인 영암에 가야금산조 기념관을 설립해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상주단체 한 관계자는 “상주단체 사업은 공연장을 활성화시키고 민간 단체에게 창작의 기회와 안정된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 군민의 문화향유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이라며 “교육사업이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영암=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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