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예천 실종자 수색 고 채수근 상병, 군 보호체계 미비로 사망”

해병대원들이 19일 경북 예천 호명면에서 집중호우와 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동료 해병대원을 수색하고 있다. 예천|권도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다 고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데 대해 “군의 재난대응 동원 병력에 대한 적절한 보호체계가 부실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채 상병의 시신이 안치된 경북 포항시 해군포항병원에 입회해 관련자 조사를 진행했다.

인권위는 “고인 사망 책임소재 판단이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밝혀지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보호체계 미비로 재난 현장에 동원된 군인의 생명권 등이 침해되는 중대한 인권침해 사례를 막기 위해 전반적인 제도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전날 재난·재해 현장에 동원되는 군인의 생명·안전권 보장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군 재난대응 동원 인력의 보호체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재난 지원 현장에서 군 장병들에 대한 보호와 휴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이었던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5분쯤 예천군 호명면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당일 오후 11시8분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채 상병은 구명조끼 등 구호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수색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