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 방송사에 사용료 과다 청구…공정위, 과징금 3.4억 부과

저작권 시장 경쟁 제도 도입돼
독점 당시 제시한 음악 사용료 계속 요구
경쟁사인 함저협 사용료 수입 위축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공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방송사들을 상대로 저작권자로서의 지위를 남용해 방송 사용료를 과다 청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4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음저협은 작곡자 등으로부터 저작권을 신탁받아 방송사 등으로부터 사용료를 징수해 저작권자에게 분배하는 저작권 위탁관리 업체다. 1988년 2월 출범한 음저협은 국내 유일한 저작권 신탁 관리업자의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문화체육관광부가 ‘경쟁 체제 도입’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 2014년 9월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이하 함저협)가 새로 출범했다.

음악저작권 위탁관리 서비스 시장에 경쟁 체제가 도입된 이후, 두 사업자는 음악 방송 사용료를 음악저작물관리비율에 따라 나누어 징수해야 했다.

그러나 음저협은 다수 방송사에 자신들이 기존에 독접적으로 사용료를 징수할 때 적용했던 관리비율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에 KBC와 MBC가 함저협에 지급할 방송사용료를 제외한 금액을 지급하자, 음저협은 2016년 미납 사용료 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음저협은 자신들이 제시한 관리비율을 적용한 계약에 합의하지 않으면 음악 사용이 중단될 것이라고 방송사에 통보도 했다. 음저협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방송사들에 적용된 음저협의 관리비율이 과도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 같은 음저협의 대응으로 시장 경쟁자인 함저협은 방송사용료 징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방송사들의 함저협에 대한 방송사용료 지급이 위축되었으며, 실제 함저협은 일부 방송사로부터 사용료를 전혀 징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함저협에 대한 업무점검 결과 자료에서 “방송사와의 계약체결 지연으로 회원의 추가적 이탈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음저협의 행위는 함저협의 사업확대 기회를 차단했고, 방송사들로 하여금 적정 방송사용료를 초과하여 지급하거나 지급할 우려에 직면하도록 했다”며 “방송사용료 징수방식에 관한 혁신 등을 저해하는 경쟁제한 효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저작권 분야에서 공정위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로 제재한 첫 번째 사례”라며 “‘함저협’이 정당한 자신의 몫을 징수하게 됨으로써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아울러 방송사들은 앞으로 방송사용료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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