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파행혼 우려 無' 국제결혼의 절차 완화 권고

인권위 "헌법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6일 인신매매나 파행혼의 가능성이 없는 국제결혼에는 관련 서류 절차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대법원장에게 권고했다.

대법원의 '캄보디아 국제결혼 관련 공지사항'에 따라 한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캄보디아 국적 배우자와 혼인할 때는 획일적으로 캄보디아법에 따른 혼인증서등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예외 적용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캄보디아 국적 배우자와 협의 이혼을 했다가 3개월 후 재결합하며 시청에 혼인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시청 직원은 캄보디아법에 따라 캄보디아에서 이혼과 재혼 절차를 마친 후에 한국 내 혼인신고가 가능하다며 이를 반려했다.

A씨는 이 같은 행위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와 관련 시청 측은 가족관계등록 사무는 대법원의 위임 사무이기 때문에 관할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시청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은 한국에서 한국인이 외국인과 혼인할 때는 '한국 방식에 의한 혼인'과 '외국 방식에 의한 혼인'이 있는데 캄보디아는 후자를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혼인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대한민국 법에서 정한 혼인 방식에 따라 혼인 절차를 마치면 그 혼인은 유효하게 성립하며, 그 외 별도로 배우자인 외국인의 국적국에서 요구하는 혼인신고 절차가 필수 요건은 아니라고 봤다.

또 매매혼이나 파행혼 방지의 목적이 있더라도 혼인의 자유를 제한할 법률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한국에서 이혼한 부부가 단기간 내 재혼한 경우에까지 획일적으로 이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의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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