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유족 "출동 119구조대 장비 없어 못 들어가"

첫 기자회견, 분향소 운영 연장·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요구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1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 협의회가 26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3.07.26. jsh0128@newsis.com

[청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유족 측이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직후 출동했던 119구조대의 구조 활동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도로관리 기관인 충북도와 청주시, 도로를 통제해야 할 경찰, 부실 임시 제방으로 참사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이어 소방본부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2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9구조대가 장비도 없이 현장에 출동했고, 이 때문에 구조대원 1명만 (침수 지하차도에)들어갔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초 현장 출동 119구조대가 실종자 수색 장비를 준비했었는지, 적절한 구조 인력이 투입됐는지, 적극적인 구조 구난 활동을 했는지 등을 조사하라고 당국에 요구했다.

희생자 14명의 유족은 충북도청 희생자 합동분향소 운영 1개월 연장,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수사 상황 유족에 공유 등을 주장했다. 충북도는 합동분향소를 이날까지 운영하고 철거할 예정이다.

지하차도 자동 통제시설 설치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유가족 심리치료방법 보완, 추모공원이나 추모탑 설치도 요구했다.

유가족은 "시민의 행복과 안녕을 책임지는 지자체장은 보고를 못 받거나 현장에 간다고 달라질 게 있었냐는 말로 유가족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면서 "충북지사와 청주시장은 (참사)엿새가 지나서야 형식적인 사과, 억지춘향 사과, 늑장 사과, 비난여론에 밀린 반쪽짜리 사과를 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하겠다던 사정 당국이 (조사를)용두사미로 끝내고 일선 담당자만 처벌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봐왔다"면서 "1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들이)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관심을 갖고 함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같은 날 오전 8시40분께 무너지면서 쏟아져 나온 미호강 강물이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436m 궁평2 지하차도를 집어삼켰다.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지는 등 24명이 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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