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문 닫게 한 엄마, 해명도 거짓” 의사회 뿔났다…아동학대 고발 예고

보호자 없이 진료를 보러온 9세 환아를 돌려보냈다는 이유로 ‘진료 거부’ 민원을 접수, 소아과 문을 닫게 한 보호자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형사 고발을 예고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25일 페이스북에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되는 9세 아이를 혼자 소아청소년과에 보내고 보건소 신고에 이어 맘카페에 거짓말까지 한 사람을 의사회 차원에서 아동학대 방임으로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사회의 형사고발 추진은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폐업 결정이 발단이 됐다. 지난 22일 해당 의원은 “보호자의 악의에 찬 민원에 그간 어려운 상황에도 소아청소년 진료에 열심히 한 것에 회의가 심하게 느껴져서 더는 소아에 대한 진료를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해당 의원으로는 9세 초진인 A 환아가 보호자 연락과 대동 없이 내원했다. 의원은 안전과 정확한 진찰을 위해 14세 미만 환아는 보호자를 동반 시에만 진료한다는 규정으로, 아이를 돌려보냈다. 그러자 이후 보건소로 보호자의 ‘진료 거부’ 민원이 접수됐다.

이후 해당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카페에도 게재됐다. A 환아의 보호자로 보이는 B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열난다고 연락이 와 병원에 혼자서 갈 수 있냐 물었더니 갈 수 있다 하길래 예약하고 보냈다”면서 “그런데 보호자 없이는 진료할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B씨는 해당 게시글에서 “아이가 열이 많이 나서 힘들어하는데도 단칼에 ‘5분 내로 오실 수 있냐’ 해서 근무 중이라 바로 못 간다고 했다”며 “아이는 제 퇴근 시간 맞춰 다른 의원으로 보냈다. 절 보는 순간 아이가 너무 아프다며 펑펑 우는데 속에서 천불이 나더라”고 했다.

이 글이 온라인상에 확산하자 자신이 해당 의원 원장이라고 밝힌 C씨는 “저 글은 보호자 마음대로 작성한 글로, 사실이 아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C씨는 “1년 전 내원했던 환아고, 아이만 왔는데 잘 이야기도 못 해 보호자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어제 진료 보고 오늘 온 환아면 보호자와 통화하고 융통성 있게 (진료를) 해줄 수도 있지만, 한동안 저한테 진료를 받지 않고 내원한 3~4학년생인데 어찌 아이 말만 듣고 진료할 수가 있겠느냐”며 “자신의 의무와 최선을 선택하지 않고 남 탓만 한다”고 했다.

아울러 C씨는 “보건소 직원도 의료법상 14세 미만을 보호자 없이 진료를 봐주지 말라는 명시 조항이 없어 자기들은 의료법 기준으로 행정지도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며 “이젠 더는 소아 진료를 하면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A 환아 보호자로 보이는 B씨는 맘카페에 올렸던 글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보건소에 제기한 민원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거짓말한 애 엄마가 맘카페 글 지우고 보건소 민원을 취하했다고 한다”며 “아동학대방임죄에 무고죄, 업무방해죄까지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증거인멸까지 했으니 구속 사유”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