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급속 냉각… 작년 대중 경상수지 10조원 첫 적자

전세원 기자 2023. 7. 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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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수교 이후 최절정기를 구가했던 한·중 무역관계가 30여 년 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의 윤석열 정부 공개 비판으로 대표되는 외교적 갈등이 경제·무역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20년 만에 중국이 한국 경제의 최대 교역국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추세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20년 만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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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계 등 수출 급감 영향
미국이 20년만에 최대 교역국될듯

1992년 수교 이후 최절정기를 구가했던 한·중 무역관계가 30여 년 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의 윤석열 정부 공개 비판으로 대표되는 외교적 갈등이 경제·무역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20년 만에 중국이 한국 경제의 최대 교역국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이 떠난 빈자리는 동맹국인 미국이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1년 새 455억4000만 달러(약 58조3139억 원)에서 677억9000만 달러로 48.9% 늘었다. 이는 1998년 지역별 경상수지가 집계된 이래 가장 큰 흑자 규모다.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미 상품수지(563억8000만 달러)가 2014년 이후 최대 흑자를 낸 덕분이다. 반면, 대중 경상수지는 2021년 234억1000만 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77억8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서며 역대 최대 적자 폭을 보였다. 대중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은 2001년(-7억600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특히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등 기계·정밀기기와 석유제품의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원자재 등의 수입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20년 만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중 및 대미 수출 규모는 각각 25%, 15% 수준이었는데 4월 이후부터는 그 비중이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동 주미 대사도 최근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20년 만에 미국이 다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교역국의 지위와 주력품목이 바뀌고 있는 만큼 수출품목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고,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을 고려하면 대중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바이오와 군수산업 등 신산업 육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갖추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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