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중 무역적자 16조원…‘중국 늪’에 빠진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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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미·중 패권 갈등으로 지난 30년 이어져 오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시험대에 놓인 지 오래인 가운데, '중진국 함정'에 빠진 중국 경제의 추락은 한국 경제를 거세게 위협하는 또 다른 '차이나 리스크(위험)'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가 향후 회복된다 하더라도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로 지금까지의 중국 특수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거란 회의론이 팽배해지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위기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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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수출 1년전보다 21%↓
14개월 연속 뒷걸음질 행진
中의존도도 5년새 26→19%
리오프닝했지만 침체 지속에
한국 상품 경쟁력 저하까지 겹쳐
“글로벌 시장 다변화가 해답”
장기화하는 미·중 패권 갈등으로 지난 30년 이어져 오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시험대에 놓인 지 오래인 가운데, ‘중진국 함정’에 빠진 중국 경제의 추락은 한국 경제를 거세게 위협하는 또 다른 ‘차이나 리스크(위험)’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가 향후 회복된다 하더라도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로 지금까지의 중국 특수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거란 회의론이 팽배해지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위기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7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 대비 15.2% 감소하면서 10개월 연속 수출 역성장이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 경제 주춧돌인 수출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중국 경제 고성장기 의존도를 크게 높여 왔던 대중 수출 급감이다. 이 기간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쪼그라들며 14개월 연속 감소가 유력해졌다. 무역수지 악화의 주원인도 중국이다. 올 상반기 대중 누적 무역적자는 131억3000만 달러로 전체 무역적자(263억1000만 달러)의 절반인 49.9%를 차지했다.
2016년 이후 현재 진행형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보복에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양자택일 기로에 놓이며 꽁꽁 얼어붙은 위기의 한·중 경제·교역 관계는 이처럼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4년 만의 한·중 재무장관 간 대면 양자회담 이후에도 냉각기가 쉽사리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2분기 성장률 쇼크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진 중국 경제도 한국 경제에는 큰 부담 거리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3%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성장엔진이던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7.9% 감소했고, 수출도 5월 7.5%, 6월 12.4% 각각 감소했다.
세계 2위 중국의 경기 침체는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인한 수출 개선을 기대하고 있던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 수출의 대중국 의존도는 2018년 26.8%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하다 올 상반기에는 19.5%까지 고꾸라진 상태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 육성, 개혁·개방 의지 강조, 친기업 행보를 보이며 경기 부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고성장으로의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중국 경제가 되살아난 뒤에도 큰 폭의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중간재 위주의 우리 제품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간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 1~4월 대중 수출 감소분의 65%는 중국 자체 수요 감소로 설명되지만, 나머지 35%는 한국 수출품의 중국 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된 ‘경쟁력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경기 자체가 워낙 안 좋은 데다 중국 내 첨단 분야 육성에 따른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저하, 글로벌 공급망 변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 비중이 앞으로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시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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