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아이가 선생님 때린 건 옳고 그름 배우지 못해서...폭력 지도 시대로 돌아가선 안 돼"

남보라 2023. 7. 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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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최근 불거진 교권 추락 원인으로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체벌 부활'에 대해서는 "교권이 추락한 것은 아이들을 때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논리는 마음이 아프다"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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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교권 추락' 논란 인터뷰
"훈육 가장 중시...부모가 잘잘못 가르쳐야"
"금쪽이는 환상 아닌 희망, 치료 아닌 방향 제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케이블TV 채널인 ENA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ENA 제공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최근 불거진 교권 추락 원인으로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체벌 부활'에 대해서는 "교권이 추락한 것은 아이들을 때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논리는 마음이 아프다"고 반대했다.

오은영 박사는 25일 연예매체인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교권 침해 논란을 둘러싼 심경을 밝혔다. 그는 "최근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에 저 역시 마음이 아프다"며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오 박사는 교사들의 폭행 피해 원인으로 '훈육'을 지목했다. 그는 "선생님을 때린 아이의 근본적 원인은 옳고 그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라며 "훈육은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참는 것을 가르치고, 그걸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배우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5년부터 방송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 가장 중요시한 게 훈육"이라며 "당시 별명도 훈육 선생님이었다. 부모는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육과 폭력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훈육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때리지 말라는 것"이라며 "요즘에는 체벌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데, 저는 체벌이 아닌 때리는 폭력을 반대한다. 때리지 않고 충분히 훈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를 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는 걸 보고 마음이 가장 아팠다"며 "아이들을 다시 때려야 한다, 선생님들에게 몽둥이를 쥐여 줘야 한다는 (일부 대중의) 반응들은 너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폭력으로 문제를 지도하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훈육이 아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오 박사는 "때리지 말라는 것이 아이를 오냐오냐 키우라는 건 아니다"라며 " 훈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주도권과 통제권을 가지고 명확하게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금지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신이 출연 중인 육아 방송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논란은 지난 19일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교권 침해와 관련,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금쪽이 류’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금쪽'이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다. 부모가 노력이라는 문을 여는 첫발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노력이라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이전에 비해 조금씩 변하는 게 있다면 그건 환상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송에서도 약물치료가 필요하면 전문의를 만나라고 하고 입원 치료가 필요하면 입원하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며 "이 방송은 치료가 아닌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교사의 입에서 '조심하겠다'는 말을 듣고 돌아와야 한다" 등 오 박사 저서 내용 일부가 SNS에서 논란이 된 데 대해선 "온라인상에 퍼진 글의 내용은 제 의견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앞뒤 맥락이 다 잘려 저자의 의도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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