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아닌 부진' 손흥민, 14골 6도움이 더 대단한 이유..."매 순간 고통스러웠어"

고성환 2023. 7. 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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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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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도하(카타르), 박준형 기자]

[OSEN=고성환 기자] 시즌 14골 6도움.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의 지난 시즌 성적은 엄청난 고통을 딛고 쓰인 대기록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26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그는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의 공개적인 선수단 비판과 지난 시즌을 끝내고 받았던 스포츠 탈장 수술,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PL) 10골 6도움, 공식전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그 덕분에 그는 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7시즌 연속 20개 이상 공격 포인트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에는 브라이튼을 상대로 환상적인 감아차기 득점을 터트리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PL 통산 100골 고지를 밟기도 했다.

결코 비판받을 성적은 아니었다. 여느 선수라면 생애 최고의 성적인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수치였다. 지난 시즌 손흥민보다  PL에서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단 14명뿐이었다. 다른 이가 아닌 손흥민이기에 부진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뿐이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시즌 내내 비판에 시달렸다. 그는 2022-2023시즌 PL 23골 7도움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기에 팬들의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 잠시 주춤하자 이제 손흥민은 예전처럼 활약할 수 없을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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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의 14골 6도움은 박수받아 마땅한 기록이었다. 그는 정말 다사다난한 2022-2023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달라진 전술 밑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불과 한 달 앞두고는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손흥민은 한동안 시야를 가리는 검은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어야 했다.

심지어 스포츠 탈장까지 안고 뛰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A매치 소집 당시 사실 시즌 내내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하다가 시즌이 끝난 뒤에야 수술받은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사실 시즌 내내 고생을 많이 해서, 8~9개월 참고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결국엔 수술을 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60%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 시즌, 시즌 전체가 고통스러웠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 고통에 대해 생각조차 할 수 없다"라며 "말 그대로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모든 턴 동작과 달리기, 멈출 때, 패스하고 공을 찰 때, 모든 것에 영향을 끼쳤다. 워밍업할 때마다 통증을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PL 최종전이었던 리즈전은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손흥민은 "모든 경기가 그랬지만, 솔직히 시즌 마지막 경기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리즈전은 정말 포기할 뻔했다. 하지만 스태프들을 보니 한 경기 남았는데 수술을 받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저 눈을 감고 제발 이기자고 기도했다. 운 좋게도 그렇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지금은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손흥민은 "마침내 시즌 말에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다"라며 "정말 힘든 순간이었다. 나는 언제나 고통을 숨기는 편이다. 수술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기를 원치는 않았지만,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새로 태어난 것 같다"라고 밝혔다.

[OSEN=최규한 기자]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흥민이 고통을 숨기고 뛴 이유는 바로 책임감이었다. 그는 "아마도 사람들은 내가 왜 빨리 수술을 받지 않았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지난 시즌 매 순간이 팀이 어려움에 빠진 것처럼 느껴졌다"라며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내가 고통 때문에 힘든 순간에 그냥 떠나버리면서 사람들이 실망하기를 원치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콘테 감독 아래에서 오랫동안 고전했던 토트넘을 떠나고 싶지 않아 했다"라며 "클럽 내 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손흥민의 탈장 문제를 알지 못했다. 그는 47경기에서 14골 6도움을 올리도고 시즌 내내 비판을 받아야 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제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이 작년과 달라졌다. 미래가 밝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모두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잘 준비하고 있고, 예전에 플레이하던 방식과 조금 다르게 경기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콘테 전 감독과 달리 공격 축구를 선언한 만큼 손흥민에게도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그는 "우리는 공을 갖고 싶고, 더 많은 공격을 하고 싶고,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하고 싶다. 웨스트햄전에서 지난 시즌과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며 "이번 시즌,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소니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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