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지 없이 항소심 선고기일 변경 땐 방어권 침해”

■ 대법 판결 땅땅땅

대법원이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통지하지 않고 선고 일자를 앞당겨 유죄를 선고한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사기·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환송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법원이 고지되었던 선고기일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사전에 통지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급박하게 변경하여 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변호권을 침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자동차를 대신 팔아주겠다고 속이고 피해자 18명에게서 4억50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 법원은 기소된 혐의 중 일부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다른 사건과 시기가 겹쳐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 징역 2년과 징역 6개월로 분리해 선고했다. 이후 열린 항소심은 변론 종결 후 선고 기일을 돌연 2주 앞당겨 A 씨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아무 통지를 못 받은 상태에서 교도관 지시에 따라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